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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으로 사회적 발전을 꾀하는 우리대학 마스코트 ‘푸앙이’ 디자이너 이동근 학우 (디자인학부14)

관리자 2020-04-21 조회 1980

디자인으로 사회적 발전을 꾀하는

중앙대학교 마스코트 ‘푸앙이’ 디자이너 이동근 학우 (디자인학부14)



여러분은 ‘디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의자 하나, 물컵 하나에도 표현돼 있는 것이 바로 디자인인데요. 이처럼 디자인은 모든 일상 속에 아무도 모르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단순히 무언가를 실체화하는 것을 넘어 공동체의 아이덴티티와 라이프스타일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디자이너가 있다고 합니다. 공동체를 위한 디자인, 사회의 모습을 발전시키는 디자인을 하고싶은 이동근 학우를 중앙사랑이 만나보았습니다.




 

[PART 1. 대학의 마스코트를 디자인하다.]


Q0.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실내환경디자인 14학번 이동근입니다. 이번에 중앙대학교 마스코트로 선정된 ‘푸앙이’ 디자이너입니다.


중앙대학교 마스코트 ‘푸앙이’



Q1. 푸앙이를 디자인한 팀 VIID(비드)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VIID는 디자인 창업동아리에서 시작했습니다. 그 창업동아리의 이름이 VIID인데요. Visual Design, Industrial Design, Interior Design의 3개의 전공자들이 모여서 만든 동아리입니다. 각 전공들의 앞 글자를 따와서 VIID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VIID에서는 다양한 디자인 관련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인데요. 그중 하나가 학교 마스코트 디자인이고, 그 중에서 저를 포함하여 3명이 마스코트 공모전에 참여하였습니다.


Q2. 마스코트 공모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희는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마스코트 공모전을 하기 전부터 동아리에서 마스코트를 디자인하고 있었는데요. VIID가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여 있는 만큼 여러 전공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또, 우리가 중앙대학교 학생이니까 중앙대학교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하고싶었어요. 그중 중앙대학교에서 디자인적으로 가장 부족하고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마스코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마스코트 디자인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오다가 학교에서 공모전이 열려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3. 푸앙이가 디자인된 전반적인 과정을 말해주세요.


가장 먼저 ‘중앙대학교의 마스코트가 꼭 청룡이어야 할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학생들이 서로를 청룡이라고 부르고, 청룡 이미지가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었어요. 하지만 마스코트는 한 번 정해지면 상징화가 되기 때문에 청룡이 마스코트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청룡으로 해야 한다’였습니다. CAU 로고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중앙대학교의 전반적인 역사 속에서 청룡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 다음으로는 청룡을 어떻게 캐릭터화 할지를 고려했습니다. 기존 청룡 마스코트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유효한 디자인이 아니었어요. 캐릭터 디자인 트렌드를 생각한 결과 핵심적인 키워드는 ‘귀여움’과 ‘활용성’이었고 이 두 가지를 살리고자 했습니다. 카카오나 라인프렌즈 캐릭터가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될 수가 있겠죠. 이러한 생각의 과정을 거쳐 푸앙이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덕션 과정에서는 제가 전반적인 디자인을 하고 시각디자인,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는 친구들이 시각적 구현을 도와주고 아이덴티티를 보완해주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푸앙이 초안 스케치



Q4.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시행착오는 없었나요?


용을 캐릭터화하는 과정에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서양의 드래곤에 가까운 쪽으로 할 것인지 동양의 용에 가까운 쪽으로 할 것인지를요. 결과적으로는 동양적인 느낌을 가진 청룡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동양의 용이 가지고 있는 디테일들은 상당히 복잡해요. 여러 동물의 특징들을 모두 결합해서 만든 상상의 동물이거든요. 수염도 나고, 눈도 부리부리하고 이빨도 있고. 그런데 그걸 귀엽게 만들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스케치를 엄청 많이 했습니다. 디즈니스러운 느낌으로도 해보고, 이모티콘에 적합한 형태로도 해보는 등 많은 시도를 했어요. 당시 노트를 한 권하고 반 정도 썼던 것 같아요. 계산적으로 생각하고 그리기보다는 손으로 계속 그려봤었거든요. 계속 그리다 보면 마음에 드는 라인이 나오고, 괜찮다 싶으면 그 위에 종이를 한 장 대고 다시 그리는 과정의 반복이었습니다.


그리고 범용성을 고려했을 때 라인들은 최대한 심플한 형태로 다듬었습니다. 용이라고 인지될 수 있는 최소한의 특징만 유지하고, 덜어낼 것들은 최대한 제외했습니다. 처음에는 갈기도 있고 눈썹도 디테일했어요. 시작이 100이라면 지금은 60~70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처음에 많이 채워 놓고 하나씩 빼면서 작업했습니다.


당시 작업한 스케치북



Q5. 그 과정에서 시장조사도 했나요?


중간에 시장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 에브리타임에 5~6개 정도의 스케치를 올렸던 적이 있어요. 제가 처음에 생각했을 때 괜찮다고 생각했던 부분이랑 대중들의 반응이 좀 다르더라고요. 분명히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대중들의 반응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때 한번 뒤엎은 적이 있고, 그게 바로 지금 푸앙이의 초안입니다.


‘디자인’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판단하느냐, 수용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만약 순수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하겠지만, 디자인은 다르니까요. 그런 점에서 대중들의 반응이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보이고, 괜찮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다시 볼 수 있었거든요.


 

 

초기 아이디어 스케치



Q6. 그렇게 탄생한 푸앙이 디자인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신경 쓴 부분은 어디인가요?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최대한 심플하지만 푸앙이의 감정적인 부분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감정은 표정이나 수염으로 표현할 수 있어요. 사실 처음에는 수염을 빼려고 했어요. 얇은 선이 아웃라인으로 나오면 그게 제품화할 때 힘들거든요. 일단은 빼고 작업을 하다가, 거의 마지막 순간에 수염을 다시 넣었습니다. 수염을 푸앙이의 감정을 보여줄 수 있는 용도로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실제로도 수염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이것저것 해보다 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디자인이 조형적으로, 시각적으로 완벽한 것보다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다가가서 다양한 것들에 적용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Q7. 많은 참가작이 있었는데, 돋보이기 위한 홍보전략은 무엇이었나요?


많은 디자인 사이에서 눈에 띄려면 ‘홍보가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케팅 전략이라고 하죠. 푸앙이가 34번이었는데, 40여 개 중에 34번이면 굳이 찾아서 투표하기도 힘든 숫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지난 축제 때 청룡을 디자인하셨던 분도 공모전에 참여하셨는데요. 이미 인지도가 높은 그분이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앞번호에 좋은 디자인도 여러 개 있었고요.


이러한 상황에서 실행한 마케팅 전략 첫 번째는 선거용 포스터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딱 처음 봤을 때 ‘아, 이거 선거 포스터를 따라 한 거구나. 재밌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했어요. 그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서 역대 대통령 선거부터 여러 레퍼런스를 찾아봤었죠. 그리고 두 번째로는 학생증을 디자인했습니다. 푸앙이가 마스코트로 선정되고 나서 나중에 어떤 굿즈로 활용될 수 있는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직접 사야 하는 그런 굿즈가 아닌 중앙대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나만의 푸앙이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었고 그 결론이 학생증이었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가 주요 홍보 전략이었는데, 다행히 잘 적용된 것 같아요. 디자인은 단순히 이미지로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게 만드냐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했죠.


Q8. 푸앙이 이름의 뜻은 무엇인가요?


푸앙이의 뜻은 청룡의 순수 우리말인 ‘푸르미르’인데요. 중앙대학교의 아이덴티티 컬러인 푸른색, 그리고 그 푸름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인 ‘젊음, 신뢰’를 담은 ‘푸’와 ‘중앙’의 ‘앙’을 결합한 것입니다.


사실 이름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푸앙이’는 디자인이 다 나오고 나서 제출할 즈음 일주일 정도 고민해서 만든 이름입니다. 한글과 영어로 모두 읽고 쓰기 쉬운 이름을 만들고자 했어요. 처음에는 ‘청룡이’로 하고 싶었습니다. 가장 직관적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이 이미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근데 영어로 쓰려고 하니까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Chung Ryong’이나 ‘Blue Dragon’이라고 해야 하는데 너무 길었습니다. 또, 발음, 한글 타이포, 영어로 썼을 때의 길이와 음절 등을 다 고려했을 때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청룡을 제외하고 봤을 때 이름에 ‘앙’이 꼭 들어갔으면 했어요. 중앙대의 ‘앙’에 임팩트가 있기도 하고 발음이 귀엽잖아요. 그래서 ‘앙’과 결합되는 다른 말을 찾으려 했습니다. 학교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단어들을 쭉 놓고 그것 중에서 발음이 괜찮은 것들을 골랐어요. 그러다 보니 ‘푸’라는 단어가 나왔고, 그것을 앞에 붙일지 뒤에 붙일지를 고민했어요. ‘앙푸’로 하면 입을 두 번 움직이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결국 여러 디테일을 고려했을 때 ‘푸앙’이가 채택됐습니다.


푸앙이 한글, 영문 타이포그래피



Q8. 푸앙이의 대표색은 하늘색, 흰색, 핑크색인데, 그 선정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우선 학교 UI에서 사용하고 있는 파란색과 빨간색을 그대로 써봤어요. 넣어보니까 ‘색이 참 중요하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푸앙이가 가지고 있는 귀엽고 순둥한 이미지에 맞게 색을 톤다운시키고 부드러운 색을 고르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디자인적으로 저의 가장 큰 약점이 색을 사용하는 건데요. 제 전공인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저의 스타일이 무거워서 웬만하면 블랙&화이트로 다 해버리거든요. 그래서 여러 색을 뽑아 놓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포인트를 어디에 무슨 색으로 줘야 하고 그런 것들을 말이죠.


색상 조합은 최대 4색을 넘어가지 않았으면 했어요. 그래서 뿔 색을 어떤 컬러로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외곽선 컬러인 짙은 네이비로 통일할까 했는데 결국 더 어울리는 골드 톤으로 갔습니다. 결론적으로 푸앙이는 총 5컬러가 되어서 스스로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지금도 뿔 색은 수정할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Q9. 푸앙이에 어떤 스토리텔링을 녹여냈나요?


사실 공모전에 제출할 때 푸앙이의 모든 세계관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숨겨져 있는 스토리텔링과 능력치들이 있는데, 한 번에 밝히면 재미없잖아요. 그래서 지금까지는 탄생 배경과 신체적인 특징만 공개한 상태입니다. 특히, 탄생 배경과 관련된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앙대학교의 102년 역사 속에서 푸앙이는 101년만에 등장했어요. 그 긴 역사 속에서 푸앙이가 가진 시간은 되게 일부분이죠. 하지만 마스코트는 중앙대학교의 상징, 아이덴티티니까 긴 역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갈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했습니다.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새롭게 바꿀 것인지 그 균형점을 찾는 것이 포인트였어요. 그래서 중앙대학교의 역사에 관해서 공부했어요. 특히 100주년기념사업단에 지난 100년의 역사가 잘 정리되어 있어서 그 부분에서 많이 도움을 받았습니다. 거기에 중앙대학교의 상징이 왜 용이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임영신 박사가 흑석동을 학교 부지로 선정할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꿈에 청룡이 나와서 흑석동에서 승천을 했다’는 내용을 보고, 거기서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게 중앙대학교의 상징이 청룡이 된 시작이니까요. 이 뒤로는 제 상상을 추가했는데요. 임영신 박사가 그 꿈을 꾸고 그 자리에 가게 됩니다. 딱 꿈에서 용이 승천했던 그 자리로 갔더니, 푸앙이 알이 떨어져 있었다. 이제 거기서부터 푸앙이의 스토리가 시작되었죠.



Q10. 마스코트로 선정이 되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정말 좋았습니다. 먼저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가 올라오고, 나중에 연락이 왔어요. 그 당시 제가 졸업준비위원장이었어서 굉장히 바빴는데요. 그래서 제출하고 잊고 지내다가 푸앙이가 1등 한 건 친구가 알려줬습니다. 알게 된 뒤에는 팀원들이랑 통화하고, 단체 채팅방에다가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 캡처해서 올리고 그랬죠.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Q11. 푸앙이의 인기를 실감하나요?


인스타그램 푸앙이 계정 팔로워 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인기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또, 작년 총학생회에서 푸앙이 관련 굿즈를 나눠 줄 때 줄을 엄청 길게 섰다고 하더라고요. 흑석에서 수업을 듣는 친구가 줄 섰는데 못 받았다고 연락이 왔었는데, 그때도 한번 느꼈어요. 그 외에도 새내기들을 아기 청룡이라고 부르다가 이제는 아기 푸앙이라고 부른다고도 하더라고요. 내가 지은 네이밍이 중앙대학교 공동체를 바꾸고 있다는 것은 디자인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굉장히 뿌듯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Q12. 푸앙이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말 그대로 자식 같아요. 푸앙이한테 악플이 달리거나 욕을 먹으면 가슴이 아프고. 푸앙이가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한테 사랑받을 수 있을지 자꾸 고민하게 되고. 딱 부모 마음 같은 거죠.


Q13. 앞으로 푸앙이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나요?


사실 졸업기념품으로 학사복을 입은 푸앙이 피규어나 인형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공교롭게도 코로나 때문에 다 취소가 되었지만요. 또, 학생증에 관련해서도 총학생회와 이야기를 해보았는데, 조금 복잡하더라고요. 입학처, 홍보팀, 우리은행 등 논의해야 할 대상들이 너무나도 많았어요. 학생증에 푸앙이가 들어가는 것을 싫어할 학우들도 고려를 해야 하죠. 그렇지만 기회가 된다면 학생증, 더 나아가 로고 샵 자체를 경영해 보고 싶기도 합니다. 푸앙이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모든 디자인 영역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아이덴티티, 이미지, 제품, 공간까지요.



[PART2. 작은 차이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디자이너]



Q14. 중앙대학교 디자인학부에 입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원래 미대 입시생이 아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꿈은 디자인 쪽이었는데 남자 기숙형 고등학교의 이공계열, 자연계열을 선호하는 분위기에 휩쓸려서 그쪽으로 진학을 준비했어요. 그런데 고3 때 입시를 하다 보니까 ‘내가 이걸 해서 행복할까’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 이후 무엇에 흥미가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결국 분위기에 휩쓸려서 중심을 잃은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아 정시 지원을 안 하고 바로 재수를 했어요. 디자인 입시를 하기 위해서였죠. 그 과정에서 부모님을 설득하는데 고생을 했어요. 부모님 입장에서는 다들 몇 년간 준비하는 미대 입시를 제가 갑자기 한다고 하니까 걱정이 되셨나 봐요.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결국 허락하셨고 중앙대학교 실내환경디자인 전공에 합격했어요.


Q15. 처음부터 실내환경디자인 전공을 목표했나요?


그건 아니에요. 처음에는 실내환경디자인 전공이 어떤 전공인지도 몰랐어요. 저는 원래 자동차 디자인을 하고 싶었는데요. 제가 입시 할 때가 2013년도였는데, 당시에는 공간디자인에 관심이 많지 않을 때였어요. 반면에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건 직관적이잖아요. 딱 그 이미지가 있죠. ‘내가 저런 멋있는 차를 만들어야지’하는 로망이 있었어요. 그래서 자동차 디자인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입시를 하다 보니까 이 전공으로 흘러 들어오게 됐죠. 전공에 대해서 잘 모르다 보니까 처음에 ‘전과, 편입, 반수’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근데 부모님이 반대하셨어요.


하지만 지금은 만족하고 있어요. 하면 할수록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이 분야에 대해 처음에는 잘 몰랐었는데, 알아가니까 욕심도 생기고 재밌어요. 물론 제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모든 디자인의 경계를 다 넘나드는 것이긴 하지만 이 전공을 했기 때문에 새롭게 보는 관점이 생긴 것 같아요. 실내환경디자인, 공간디자인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특징과 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매우 만족합니다.



Q16. 디자인학부 재학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졸업준비위원장을 한 경험을 뽑을 수 있을 것 같아요.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졸업준비위원장을 하면서 전시기획부터 전반적인 것을 맡아서 했습니다. 제가 졸업준비위원장을 하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건 실내환경디자인전공 졸업전시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었어요.


그런 목표 하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특히 경제적인 문제를 바꿔보고 싶었어요. 미술 하는 친구들의 애로사항이 학비도 비싼데 졸업전시도 돈이 많이 든다는 거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지원금을 최대한 알아봤고, ‘무엇을 유지할 것이고 무엇을 바꿀 것이냐’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허례허식이라고 생각되는 건 과감하게 뺐어요. 대학 생활 4년의 마지막으로 하는 전시이기 때문에 케이터링도 놓고 화려하게 진행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게 정말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인가를 생각했을 때 저는 군더더기라고 생각했어요.


두 번째로는 도록을 없애고 그 대신 홈페이지를 구축했습니다. 요즘엔 플랫폼들을 통해서 포트폴리오를 공유하는데, 그런 트렌드를 봤을 때 도록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것도 사실 돈이 엄청 많이 들거든요. 지원금을 주긴 하는데 지원금을 더 필요한 곳에 사용하고 싶었어요.


이렇게 새로운 시스템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관성적으로 해오던 것들이기 때문에 반대 의견이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여러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한 사람당 적게는 30만원, 많게는 200만 원 가까이 드는 비용을 9~10만 원 정도로 줄일 수 있었죠, 그래서 교수님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해요.


졸업전시 운영규칙



졸업전시 홈페이지



Q17. 그동안 참여했던 공모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여기저기 많이 참가했어요. 그중에서도 2018년도에 서울시 건축문화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서울건축문화제가 건축 쪽에서 상당히 권위 있는 대회 중 하나인데, 거기에서 대학생 여름 건축학교를 열어요. 에세이와 스케치를 통해서 입학하고, 거기서 만난 친구들과 팀플을 진행해서 서울 건축문화제 대학생 건축상 부문에 작품을 제출하는 거예요.


그때 당시 서울시 건축문화제의 주제가 ‘한양 산천 서울 강산’이었어요. 한양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600년의 세월 속에서 강, 하천, 산이라는 자연적 요소가 어떤 영향을 미쳐왔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앞으로 어떠한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주제였어요. 실제 현직 건축가분들이 튜터로 지도해주시고 다양한 대학교의 친구들이 모여서 6인 1조로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저희 팀은 서울의 산을 어떻게 맥락적으로 해석을 할지를 가지고 진행했어요. 제목은 ‘서울 산’인데요. 직관적으로 설명하면 산을 만드는 거예요. 서울에는 33개의 산이 있는데 새로운 인공의 34번째 산을 만들었어요. 기존의 산을 깎고 평탄화하는 개발논리와 정반대의 방법으로 도시의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접근이었죠. 그리고 서울의 중앙 역사적으로 상처 많은 용산 땅에 서울이라는 도시공동체의 문화적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 거대한 산의 볼륨안에 의도적으로 비워진 공간을 만들고 혼잡하고 가득 채워진 서울 속에서 그 비워짐을 그대로 느끼는 ‘Urban Void’이지요. 그리고 그 비워진 공간을 서울을 만들어온 수많은 과거의 이름 없는 이들의 이야기와 현재의 우리와 미래의 가능성으로 채워보자는 것이었어요. 과거와 현재를 결합한 분석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1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파격적인 작업이었죠


 

서울건축문화제 워크샵 발표 / 서울건축문화제 최우수상 수상 전시


 

작품 사진


Q18. 푸앙이 말고 다른 캐릭터를 디자인한 적이 있나요?


심심할 때 취미로 몇 개 해본 것들은 있어요. 건축 공모전에서 얘기했듯이, 제가 메이저로 하는 디자인은 대체로 인문학적, 기술 공학적, 과학적으로 심도 있는 스토리텔링을 다지는 작업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냥 재밌게 할 수 있는, 무언가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캐릭터 디자인을 취미로 하게 되더라고요. 그냥 제가 하고 싶어서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재미로, 취미로, 놀면서 하는 느낌으로요. 실제로 대중들에게 공개되고 사용되었던 캐릭터 디자인은 푸앙이가 처음인데, 나중에도 계속 반응이 좋으면 이모티콘 같은 걸 출시해 볼 생각도 있어요.


Q19. 학교잠바 공구 단체인 cauplanet과 함께 디자인을 했는데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은 졸업전시 이후에 좀 쉬려고 했어요. 복학 이후로 학교를 정말 열심히 다녔는데요. 3학년 2학기 때까지 계속 공모전하고, 4학년 돼서 졸업 준비 위원장을 맡고 졸업작품도 하고, 푸앙이 공모전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방학 때도 계속 학교에 있다 보니까 한 번도 못 쉬었어요. 근데 제가 에브리타임에다가 로고나 타이포그래피 같은 작업을 남겼던 것을 보고 학잠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더라고요. 대부분 업체로 보이는 사람들이었어요. 학잠 제작 과정이 많은 학생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수정해야 해서 까다롭기 때문에 안 하려고 하던 와중에 카우플래닛 친구들의 요청이 들어왔어요. 그건 외면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카우플래닛에 19학번과 20학번 신입생들이 섞여 있는데 그 친구들이 경험도 부족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걸 알기에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하게 됐죠. 이것만 하고 쉬자는 마음으로요.


2020학년도 학잠 디자인 중 일부


Q20. 평소 디자인을 할 때 어디서 영감을 얻나요?


저는 디자인을 할 때 사회적인 것들을 많이 봐요.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과거의 디자인이나 역사적인 맥락도 많이 보고요. 사회적 현상과 트렌드, 과학적인 부분까지도 고려해요. 그렇다 보니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제 졸업작품을 예시로 들자면 저는 남영동 대공분실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리노베이션하는 프로젝트를 졸업작품으로 전시했어요. 실제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지만 ‘나라면 이런 식으로 해보겠다’라는 식으로 접근한 거죠.


디자인 프로세스의 측면에선, 다른 디자이너분들의 것을 많이 참고하는 편이에요. 교수님이 우스갯소리로 ”바우하우스 이후로 디자인은 끝났다. 이미 나올 수 있는 건 다 나왔다.”고 하신 적이 있어요. 그래서 요즘 디자이너들이 해야 하는 일은 디테일의 차이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설득해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이처럼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디자인을 많이 참고합니다.


구체적인 사이트로는 핀터레스트, 비핸스, 드리블 등의 플랫폼을 참고하고요. 실내건축 쪽으로는 아키데일리를 참고해요. 아키데일리에는 프로건축가들이나 프로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이 있어요. 또, 과거에 유명했던 디자이너들의 아이코닉 한 디자인을 계속 공부해요. 공간디자인 같은 경우에는 많이 가보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요즘 이런 카페가 핫하다고 하면, 가서 사진도 많이 찍어보고 하는 거죠.


졸업작품



Q21. 디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디자인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공동체’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프로젝트도 그런 성격이 짙어요. ‘오피셜’ 디자인을 많이 하게 된 이유도 공동체의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실내환경디자인을 예로 들면, 주거 디자인의 형태는 삶의 질을 바꿔줘요. 그리고 삶의 질은 사람들의 태도를 바꾸고 그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공동체적으로 영향을 주죠. 물론 지도자들의 정책과, 이데올로기들이 만들어 세상을 크게 바꿀 수도 있지만 이런 일상의 작은 변화들이 삶의 변화를 가지고 와요. 스티브잡스가 스마트폰을 만들었기 때문에 최근 10년 20년 동안의 삶의 모습이 바뀐 것처럼요.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은 사회와 공동체를 위해 존재해야 하고 사회의 모습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22. 본인은 재능파, 노력파 중 어떤 유형이라고 생각하나요?


처음에는 재능이라고 생각했는데 해보니까 재능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예술 계통의 사람들은 일반인들과 다른 감각이 있어야 하는 건 사실이에요. 배울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요. 저도 그런 것들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재능만 가지고는 못 살아남는다는 걸 느꼈어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해요. 디테일을 찾기 위한 노력. 수많은 사용자 입장에서의 고려. 그런 고민과 노력을 하지 않으면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요즘 많이 느끼거든요. 디자인이 더 차별화되고, 발전하려면 노력해야죠. 물론 재능 천재들도 있지만 저는 그 정돈 아니고요. (웃음)




Q23. 재학 중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푸앙이 관련해서는 로고 샵까지 만들어보고 싶어요. 제가 푸앙이를 디자인할 때 단순히 이미지 자체만을 디자인한 게 아니라 전후 맥락까지 다 고려해서 디자인했거든요. 제가 상상하고, 고려하고, 기획했던 부분들을 실현하려면 거기까지 할 수 있어야 해요. 마스코트를 계기로 중앙대학교 아이덴티티를 활용하는 방식이나 학생들이나 대중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욕심이 나요.


더 나아가서는 대학의 아이덴티티를 총괄적으로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물론 그쪽으로 전문가분들이 계시긴 하겠지만 학생으로선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죠. 일례로, 졸업전시를 준비하면서 제 전공인 실내환경디자인 전공, 그리고 관현학과의 의뢰를 받아서 색소폰 프로젝트팀의 아이덴티티를 제가 만들었어요. 그게 괜찮았는지 중앙대학교 오케스트라 아이덴티티 제작 요청도 들어와서 작업했고요. 근데 여러가지를 해보니까 다같은 중앙대 소속인데 각각의 결과물 간의 일관성이 없더라고요. 물론 각자의 개성을 유지하는 방법도 좋겠지만 대학의 아이덴티티는 각자의 개성도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하나의 아이덴티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단과대학을 다 총괄해서 중앙대학교의 개별적인 아이덴티티까지 다듬고 수정해서 아우를 수 있는 그런 것을 해보고 싶어요.


 

관현악부 색소폰 프로젝트팀 아이덴티티 / 오케스트라 아이덴티티



Q24.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나요?


저는 한계 없이 다 해보고 싶어요. 물론 지금은 실내환경디자인, 건축에 매력을 느끼고 있지만, 원래 예전에 꿈꿨던 자동차디자인, 운송기기디자인도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습니다. 그동안 공간디자인은 물론이고 아이덴티티 작업부터 푸앙이 캐릭터 디자인, 학교 잠바 디자인, 졸업전시기획까지 여러 가지를 해봤는데, 이렇게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어떤 것이든 다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어차피 인생은 길고 디자이너는 직업적 수명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역량이 닿는 데까지는 다 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디테일한 고민들을 끊임없이 하는 디자이너, 이동근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이동근 학우가 만든 일상의 작은 변화들이 삶의 변화를 가지고 오고, 그 변화가 사회적 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날을 기다려보겠습니다.




인터뷰 / 사진 / 글

중앙사랑 27기 오현정 (영어교육과 4학년)

중앙사랑 27기 이유진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3학년)

중앙사랑 27기 서지원 (전자전기공학부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