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의 ‘양금용’이 되기까지 ●
1. 졸업 후 들어가신 전경련에서 어떠한 일을 하셨나요?
- 2000년 졸업 후 전경련 입사한 이후로 주로 CEO 컨퍼런스와 세계지식포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의 기획, 구성, 운영 등의 일들을 도맡아 했어요. 초창기에는 코카콜라, IBM, 3M 등 다국적 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포럼을 기획하여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했지요.
2. 전경련에서 국제경영원 CEO포럼팀 팀장으로 있으셨는데 어떠한 계기로 SM C&C로 이직하신건지 궁금합니다.
- 전경련에서 일하면서 대한민국의 수많은 기업인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곳에서 다양한 회의와 컨퍼런스를 관리하면서 기업인들에게 좋은 교육의 기회가 생기면 먼저 추천해주곤 했습니다. 그렇게 인맥을 넓혀가던 중 SM C&C의 송경애 사장을 알게 되었고, 그분이 제게 같이 사업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어요. 원래 문화산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SM Ent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컨텐츠에 제가 가진 인맥이 더해진다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고심 끝에 SM C&C로 직장을 옮기게 되었지요.
3. SM의 경우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선배님께서는 SM C&C에서 특히 여행사업부문 MICE사업부 이사로 재직 중이신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시고 계신가요?
- 예 맞아요. SM의 경우 사람들이 엔터테인먼트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많이들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SM C&C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을 기반으로 다방면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MICE사업도 담당하고 있어요. MICE사업은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폭넓게 정의한 전시·박람회와 산업을 말해요. 쉽게 말해 관광과 비즈니스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회의만 하고 떠나는 건 아니잖아요? 이들에게 공연, 관광, 의료, 쇼핑 등의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할 수 있겠죠. 최근 우리나라는 국격이 높아지면서 각종 국제회의를 도맡아 하고 있어요. 더불어 한류라는 강력한 문화콘텐츠를 가지고 있지요. 이 둘을 묶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MICE사업입니다.
-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MICE산업은 서비스업계의 반도체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요. 성장가능성이 매우 크고 그 방향도 무궁무진합니다. 한국의 방문하는 관광객의 수는 어림잡아 1300만 명이 넘어요. 한류라는 엄청난 저력을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들에게 단순히 관광만을 제공하기엔 너무나 아쉽죠. 이제는 좀 더 멀리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가 지닌 강점을 바탕으로 전시, 공연, 더 나아가서는 카지노까지 제공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한번 도전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자부합니다.
● 저서 ‘곧 마흔, 자전거를 타고 시간 변경선에 서다.’에 대해서..●
1. 자전거로 미국을 일주로 하시겠다는 엄청난 도전을 생각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 특별한 계기가 있기 보다는, 미국을 떠나온 뒤로 항상 가슴속에 미국을 일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었어요. 하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인들이 그렇듯 이를 실행에 옮기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있어요. 운 좋게도 저는 SM C&C로 자리를 옮기면서 5개월의 공백 기간을 가지게 되었어요. 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이 5개월 동안 잊지 못할 경험을 만들고 싶었고 마음속에 품었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 일주에 도전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말하니까 괜히 거창하게 들릴 수 있는데 사실 인생 뭐 있나요. 하고 싶으면 해야 합니다. 짧은 인생이니까요 허허(웃음)
2. LA부터 뉴욕까지 약 5130킬로미터라는 장거리를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체력적인 부분이 큰 문제였을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 따로 준비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 5130킬로미터라고 하면 선뜻 가슴에 와 닿지 않는데, 하루에 100킬로미터 이상을 자전거로 이동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체력이 가장 중요하죠. 그래서 저는 9년 동안 출퇴근에 자전거를 이용했습니다. 워낙 자전거를 타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 체력 관리 측면에서도 자전거만한 것이 없어요.
- 평상시 체력관리와 더불어 2011년에 휴가를 내고 서울-통영 간 500킬로미터를 자전거로 횡단했습니다. 해보기전에는 망설였는데 막상하고 나니 그렇게 힘들지가 않았어요. 혼자 생각하기를 5130킬로미터면 이 거리를 11번만 왕복하면 된다는 거니까...미국 일주에 앞서 체력적으로 압박감을 많이 느끼지는 않았어요.
3. 자전거 일주를 하시면서 겪은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 일주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 중에서도 제일 기억에 남는 친구 하나는 25살 재비어라는 청년입니다. 그 친구는 ‘walking across america’ 사인을 들고 걸어서 미국을 횡단하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젊은 사람이 걸어서 미국을 일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죠. 흥미롭게도 저와 그는 오랫동안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왔지만 일주를 대하는 태도는 저와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우리의 공통점은 ‘I wanna make unforgettable memory in my life’였습니다. 일주를 하면서 이런 친구를 만나면 서로에게 힘이 되고 교감이 돼요.
- 횡단하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기 때문에...사실 제가 20대 청춘도 아니고 허허(웃음)먹는 걸 정말 잘 먹어야 해요. 한번은 햄버거가게에서 백인 아주머니가 저에게 바이크? 혹시 자전거타고 횡단하는 거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그렇다고 말하니 엄치를 치켜세우며 칭찬하더군요. 반갑게 작별인사를 하고 저도 출발하려던 차, 아주머니가 다시 들어오시더니 저한테 돈을 주시는 겁니다. 이 돈으로 신선한 물하고 음식 사먹으라고 말이죠. 거절하면 실례가 될 것 같아 받았는데 그 배려와 고마운 마음이 와 닿아서 감동받았죠. 제가 받은 이 사랑을 저도 여행을 하면서 똑같이 실천했습니다.
4. 이러한 여행 동안의 경험을 저서에 고스란히 담아 내셨는데 저서를 통해 꼭 후배들에게 전달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 미국을 횡단하면서 크게 세 가지를 배웠어요. 도전에 대한 자신감,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 그리고 대자연에 대한 겸손. 또한 자전거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를 배워요. 하나는 진정성. 오직 자기 두발, 즉 자신의 노력으로만 탈 수 있어요. 또 한 가지는 자기주도성.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내가 가고 싶으면 가고 멈추고 싶으면 멈출 수 있죠.
- 미국일주를 인생의 마라톤에 비유하면 적절한 것 같습니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의 출발선에서 많은 이들이 자기만의 방식대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운 좋은 사람은 비행기나 자동차를 타고 남들보다 더 빨리 달려 나갈 수 있어요. 또 어떤 사람은 천천히 걸어서 갈 수도 있지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인생의 마라톤은 결승점이 없다는 겁니다. 결승점은 스스로가 정하거나 달리면서 잡아나가야 해요.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결승점을 정해 놓지 않고 무작정 달린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오히려 결승점을 잡고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이 결국에는 자기 인생에 있어 승자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인생 자체를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남에게 의존하거나 간섭받기 시작하면 그건 자기 인생이 아니잖아요.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5. 갔다 온 뒤 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 저를 보는 시선이 완전 변했어요.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실천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죠. 특히 30~40대 어르신들이 많은 감명을 받아요. 돈 버는 것에만 열중하다 보니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잊고 사시니까. 사실 돈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느냐가 중요하죠. 제 강연을 듣고 나서 참가자 분들 중에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