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나라의 차량용 엔진과 변속기의 독자 개발을 선도한 이현순 이사장에게 과학기술유공자 명패를 헌정했다.

14일 201관(본관) 3층 이현순 이사장 집무실 앞에서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 명패 헌정식’이 개최됐다. 이날 우리 대학을 찾은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 관계자들이 이 이사장에게 헌정한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 명패는 집무실 옆에 자리하게 됐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인 가운데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현저한 사람에게 헌정되는 예우 제도다. 연구개발 현장에서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공헌한 과학기술자를 예우하고자 2014년 관련 법안이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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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순 이사장은 우리나라 자동차 엔진의 아버지로 불리는 과학기술자다. 1950년생으로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거쳐 1982년 뉴욕주립대(스토니브룩) 대학원에서 비행기 엔진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 이사장은 당대 최고의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연구소 엔진개발실에서 근무했다.
이 무렵 자동차산업에 뛰어든 현대그룹의 故 정주영 회장은 국산엔진 개발을 위해 이 이사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당시 우리나라는 일본 미쓰비시로부터 자동차 엔진기술을 수입하는 상황이었으며, 독자 엔진 개발은 꿈도 꾸지 못하던 시기였다.
귀국해 마북리 연구소를 세우고 연구 인력을 확보해 엔진 개발을 추진한 이 이사장의 도전은 쉽게 풀리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실린더·피스톤 등 부품들을 비롯해 엔진 제작에 필요한 소재까지 전부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 미쓰비시도 로열티 할인 등을 내세우며 엔진 개발 포기를 종용했다.

이러한 어려움들을 딛고 이 이사장은 1991년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엔진인 ‘알파엔진’을 개발했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기술적 자립을 꿈꿀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후 뉴알파엔진, 베타엔진, 입실론엔진, 델타엔진, 시그마엔진, 오메가엔진 등을 연이어 개발한 이 이사장은 승용차용 가솔린엔진 전체 라인업의 독자모델 체제를 구축하는 업적을 이뤘다.
첫 엔진 개발로부터 11년이 흐른 2002년 개발한 세타엔진은 우리나라 엔진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일대 사건이었다. ‘월드엔진’이라 불리며 인기를 끈 세타엔진은 다임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가 로열티를 내고 사 갈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엔진기술 수입국에서 엔진기술 수출국으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위상을 선진국으로 바꾼 그 중심에는 이 이사장이 있었다.

이후로도 이 이사장은 엔진 개발에 몰두한 결과 내놓은 타우엔진을 바탕으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엔진 부분 최고 권위 상인 워즈오토(WardsAuto) 10대 엔진상을 3년 연속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IT52장영실상, 금탑산업훈장, 한국공학한림원 대상,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 자동차공학대상 등 다양한 곳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정부는 우리나라를 과학기술 강국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해 2021년 이 이사장을 대한민국 과학기술 유공자로 선정했다. 유공자에 대한 예우 강화 차원에서 2023년부터 시행한 명패 헌정의 대상이 되면서 이날 행사가 열리게 됐다.

많은 내외빈이 헌정식에 참여해 이 이사장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 이사장의 가족인 곽성주 여사를 비롯해 김명자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이사장, 박상규 총장을 비롯한 우리 대학 총장단, 고석범 학교법인 중앙대학교 상임이사와 고중혁 산학협력단장 등이 행사에 참석했다.
이 이사장은 “중앙대와 두산그룹을 구심점으로 대한민국의 기술혁신과 미래 산업을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는 데 중앙대 이사장으로서 열정을 쏟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