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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래를 ‘상상에서 현실로’, 박성규 교수

관리자 2012-09-21 조회 1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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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전기공학부 박성규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상온 광 활성화(Room-temperature Photochemical Activation)를 통한 용액공정 유연 산화물 반도체 트랜지스터 및 집적회로’를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인 ‘네이처(Nature)’지 9 6일 자에 게재되었다. (논문명 : Flexible Metal-Oxide Devices made by Room-temperature Photochemical Activation of Sol-Gel films) 
 
가을이 깊어가는 9월의 어느 날,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전문 저널에 논물을 게재하며 연구자로서 최고의 영광을 만끽한 박성규 교수를 만나고 왔다
 
Q. 이번에 개발한 기술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영화 속 상상이 곧 현실로
- 기존에 LCD와 같은 평판 디스플레이에서 주로 사용해온 유기물과 박막 실리콘은 투명도가 낮고 전자 이동도가 느린 편입니다. 이런 재료들은 특성상 OLED와 같이 빠르고 높은 투명도를 필요로 하는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부적합하지요. 때문에 기존의 실리콘 소자보다 1)투명하고, 2)수분이나 공기의 반응성이 낮아 용액공정이 용이하면서, 3)10배 이상의 전기 이동도를 갖고 있는 산화물 반도체는 차세대 반도체 물질로서 각광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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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용액형 산화물 반도체는 고온(350~500)의 열처리를 통해 제작해야 하는데, 이런 반도체 공정은 휘는 디스플레이나 열에 약한 플라스틱 기판에는 적용할 수 없었지요. 이렇듯 고온의 열처리를 통해 제작되던 반도체 공정을 뒤집는 획기적인 발견이 이번 연구성과의 핵심입니다. 우리 연구팀은 빛을 이용해 반도체 박막을 형성하고, 이를 이용해 반도체 소자 및 집적회로를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지요.
 
사실 이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이 아니라면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울 텐데요. 일반 사람들이 알기 쉽게 예를 들자면, SF영화에서 볼 수 있는 투명하고, 휘어지고, 휴대가 간편한그런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한 것입니다.
 
 
Q. 연구를 하면서 힘들었거나, 특별히 생각나는 일이 있다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
- 2008년부터 기술을 구상하고 개발하기까지 4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연구는 즉시 성과를 나타내기가 어렵습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데요. 저 또한 힘들었지만,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나 자신을 믿고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구의 목적은 다른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라는 소신을 잃지 않았지요. 나의 연구성과가 다른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떠올리면, 연구하는 것이 늘 즐겁고 힘이 났습니다.
 
모두의 노력으로
- 이번 연구성과는 저 혼자만의 결과가 아닙니다. 공동연구를 통해 이루어졌지요. 공동연구를 하면서 문제점은 없었냐고 종종 질문을 받습니다. 물론 사람이 모이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저희 팀은 정말 큰 문제 없이 일이 잘 진행 되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였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었고, 모두의 노력으로 결국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지요.
 
그리고 우리 학생들이 정말 많이 고생하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허재상(전자전기공학부 석사) 학생은 논문에 제2저자로 참여하면서, 국내에서는 극히 드문 케이스로 네이처지에 제2저자 이름을 올린 석사가 됐지요. 이들 모두의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결과를 얻기 힘들었을 겁니다
 
여담으로, 제 아내 역시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가정에 충실한 남편이 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부족한 점이 많았을 거에요. 연구에 쫓기는 와중에도 아내의 많은 배려와 이해가 있었기에,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연구에만 매진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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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목표가 있다면?
 
더 먼 미래로
- 누군가는 저에게 언제 또 네이처지에 논문을 낼 것이냐고 묻습니다. 학자로서 네이처지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굉장한 영광입니다. 평생에 걸쳐 논문 1편이 게재되는 것도 굉장히 힘든 일이지요. 이 분야를 계속해서 연구하다 보면 저에게 또다시 기회가 찾아올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연구자로서, 논문이 올라가고 안 올라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점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제 개인적인 목표는 지금 개발된 이 기술을 상용화 하는 것입니다. 기술의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반응시간과 온도조절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남아있지요. 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연구를 진행할 겁니다. 기술이 상용화 되면 반도체뿐만 아니라 전자전기 및 의료 산업에 필수적인 세라믹, 반도체, 절연체, 도체 등 대부분의 물질에 적용이 가능해질 겁니다. 그 파급 효과는 상상 이상이겠지요. 다양한 분야에 기술이 적용될 미래의 모습을 꿈꾸며 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힘든 만큼 배운다
- 요즘 강의를 진행하면서 느끼는 게, 학생들이 쉬운 것만 좇는 것 같아요. 저는 어려운 과제를 많이 내고, 시험도 어렵게 출제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고생을 많이 하지요. 고생하는 만큼 배우고 얻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1학기 수업을 마친 학생들 중 2학기 수업을 다시 듣는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힘들다고 피하고, 좀 더 쉽게 학점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찾는 것 같아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실제로 사회에 나가면 학점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저는 3.0만 넘으면 다 비슷하다고 봐요. 본인이 얼마나 충실하게 자기 공부를 하느냐가 중요한 거지, 회사에 입사한다고 다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입사 후에도 수십 년 동안 일을 하게 될 텐데, 대학에서 배운 것들이 순간 순간 유용하게 쓰이거든요. 어렵더라도 참고 열심히 한 학생이 결국엔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학생들이 잘 알았으면 좋겠어요
 
* 박성규 교수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열정이 있다면 무모한 도전은 없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마지막 조언을 남겼다. 앞으로도 계속될 박 교수의 연구활동이 미래의 우리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 줄지 기대가 된다
 
 
취재 : 홍보대사 정현호(회계학과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