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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10대 사막 무동력 횡단에 도전한다, 남영호 동문

관리자 2012-07-12 조회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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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더운 날씨 끝에 단비가 내리듯, 홍보실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사진작가 겸 탐험가 남영호(사진학과 95) 동문이 호주대륙 최대 사막인 그레이트빅토리아 사막 무동력 횡단에 성공했다는 것. 남영호 동문은 지난 5월 15일 서호주의 래버튼을 출발해 29일 만인 6월 12일 남호주 쿠베페디에 도착함으로써,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호주대륙 최대 사막인 그레이트빅토리아 1,400km 전 구간을 무동력으로 횡단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 밖에도 타클라마칸사막, 고비사막 등 극한의 땅 횡단에 성공한 남영호 동문의 생생한 탐험담을 듣기 위해 홍보대사 중앙사랑이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했다.

Q. 이번에 성공한 그레이트빅토리아 사막 무동력 횡단에 대해서

- 물이나 식량은 어떻게 하셨나요?

“물이나 식량, 이 부분은 어떤 원정을 가더라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생사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죠. 그레이트빅토리아 사막은 인류가 단 한 번도 주거를 한 적이 없는 곳이에요. 그래서 물을 구하거나 식량을 구할 곳이 없기 때문에 모든 물과 식량을 들고 다녔어요. 트레일러를 달아서 20여 일간의 식량과 비상식량, 개인당 필요한 장비, 물 등을 가지고 다녔어요.”

- 이번 모험에서 가장 힘든 점은?

“이번 일정에서 힘들었던 것은 20일 예정으로 일정을 짰는데 29일이 걸렸어요. 50% 가까이 더 걸린 거죠. 그러다 보니 식량과 물이 거의 다 떨어졌어요. 일주일 정도를 남기고서는 모든 식량이 완전히 바닥났었어요. 사막에서는 밥은 며칠 못 먹더라도 물을 며칠 못 먹는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니까 굉장히 힘들었죠. 또 하나 힘들었다기보다는 스스로 반성하는 부분이 있어요. 사막은 우리가 생각하는 똑같은 모양의 사막이 아니더라고요. 보통 사람들이 사막 하면 떠오르는 것이 모래언덕이나 낙타가 있는 모습이잖아요.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막은 전체사막의 10%밖에 되지 않아요. 실제로는 거의 황무지에요. 고비 사막 같은 경우에도 1600km중에 모래언덕이 있는 부분은 200km정도이거든요. 우리가 사막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 같은 것이 굉장히 국지적이고 편협한 것이에요. 그래서 다양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기에 여러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 아닌가 하고 반성을 했죠.”

- 앞으로 활동계획

“지금 저는 인류 최초로 세계 10대 사막을 무동력으로 횡단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제 2개를 마친 거구요. 올 가을에는 아라비아 사막을 갑니다. 아라비아 사막은 세계에서 2번째로 큰 곳이죠. 지금까지 무동력으로 건넌 팀이 3팀 정도 되는 것으로 아는데요, 저는 아시아 사람으로는 처음인데 새로운 루트를 찾아서 갈 계획이에요. 그런 준비를 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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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탐험가이자 사진작가 남영호 동문의 과거·현재·미래

- 처음으로 유라시아 대륙을 모험한 계기?

“이전부터 그런 활동을 해왔어요. 대학을 다닐 때 98년도에 스페인 이베리아반도 해안을 따라서 800km를 도보로 걸었고요. 그러고 난 후에 제가 전공이 다큐멘터리 사진이다 보니까 그런 쪽에 관심이 많아 대학 졸업하고 직장을 산악 전문 잡지의 사진기자로 활동했어요. 거기에서 기본적인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트레이닝의 시간을 가졌죠. 그리고 사진가로서 새로운 곳들을 다니면서 기록하면 굉장히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여 본격적으로 시작한 거구요. 2006년 이전에는 주로 등반을 위주로 했어요.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대원과 함께 금강산 암벽등반도 취재를 겸해서 했던 거구요. 지금은 돌아가신 고미영 선배하고 원정도 다녀오면서 나름의 기본기를 배웠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시작이 된 거에요.”

- 지금까지의 탐험 중 본인에게 가장 의미 깊은 탐험이 있다면?

“타클라마칸. 세계최초로 도보횡단에 성공해서요. 어떻게 보면 제가 탐험가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사건이었죠.(웃음)”

- 사진가와 탐험가를 함께 한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죠. 탐험을 하는 중에 사진을 찍는 일이나 진중한 작업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의 사진가들이나 여행만을 하는 사람들이 볼 수 없는 진짜의 모습을 찾아가는 하나의 방법이에요. 그리고 저에게 있어 다큐멘터리 사진을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더 깊이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탐험을 다니면서 작업을 만들어 낸다기보다 작업을 위한 기초단계라고 생각해요. 또 다른 사막을 보고 더 깊숙이 들어가 봤을 때 진짜 사막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거죠. 사진가로서는 전시도 했었고 지금 집필 중인 책도 2권정도 되요.(웃음)”

- 여러 곳을 탐험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사실 지금도 트라우마인데, 갠지스 강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가장 절실하게 느낀 곳이기 때문이죠. 당시 갠지스 강이 흐르는 히말라야에서부터 탐험을 시작 했는데요, 거의 마지막 일정인 방글라데시에서 강도를 2번 만났어요. 처음 강도를 만났을 때는 복면을 쓴 남자 세 명이 들어와서 칼하고 총을 들이대면서 다 뺏어가고 격투가 일어나서 정말 ‘여기서 이렇게 죽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두 번째는 탐험의 거의 끝인 일정 때 해상 강도를 만났어요. 카약을 갈대밭에 숨기고 자는데 너무 추워서 뭍으로 나가려는데 그곳에 사는 현지의 뱃사람들이 우리를 쫓아온 거예요. 그때부터 인도양이었거든요. 그 일대를 새벽에 몇 시간 동안 노를 저어서 도망을 갔었어요. 다행인건 그 사람들이 엔진소리에 우리가 도망갈 것을 의식해서인지 엔진이 달린 배가 아니라 노 젓는 배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노 젓는 것에 익숙했던 저희가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겨우 따돌려서 도망친 기억이 나요. 그 당시 너무 충격이 심해서 몇 달 동안은 외지인 만나는 것도 힘들었고 잘 때도 커튼을 다 여미고 자는 후유증이 있었죠.”

- 탐험을 언제까지 하실 생각이신지?

“글쎄요, 다리에 힘 풀리기 전까지 아닐까요?(웃음) 단지 강도나 형식의 문제가 조금 바뀔 수는 있겠죠. 제가 언제까지나 30대 지금의 모습처럼 다닐 수는 없을 테니까. 그렇지만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의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면 나이가 70이 되어서도 즐거운 탐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인터뷰를 마치며 중앙인들에게

- 남영호 동문의 학부 시절

“저는 한마디로 문제아였어요.(웃음) 그렇지만 미워할 수 없는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학교를 오래 다녔어요. 남들보다 1학기를 더 다녀서 9학기를 다녔죠. 휴학도 서너 번 정도 하고, 성적도 그리 썩 뛰어나진 않았어요. 하지만 다른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학부시절에 제가 학교 밴드를 했었거든요. 노래하러 가야 한다고 수업도 빠진 적도 있고요. 그렇지만 제가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집중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집중하는 것에 관한 일은 열심히 했고, 그런 점에 대해서 교수님들께서 좋게 평가해주신 것 같아요.”

- 후배들에게

“삶의 목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 특히 20대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잖아요. 물론 30대도 중요하고 40대도 다 중요하지만, 20대만의 특별하게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을 겁니다. 어느 한 사람의 인생에서 목표 설정은 바뀔 수 있지만, 목표가 없을 때는 사람이 허공에 부유하는 느낌이 들 수 있거든요. 내가 왜 공부하는지, 내가 왜 이 직장에 가야 하는지에 대해 가끔 잘못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왜 그 직장을 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연봉을 많이 줘서라고 말해요. 물론 현실적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연봉을 많이 받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될 수 는 없잖아요. 연봉을 많이 받으려는 것은 조금 더 윤택한 만큼 무언가를 보다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인데, 좋은 회사의 명함을 갖게 되는 것이 목표가 된다고 말하는 것이거든요. 이건 굉장히 잘못된 목표설정이라고 봐요. 조금 더 진지하게 인생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시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했을 때 도전의 이유도 생기는 거고, 도전을 해서 이룬다면 성공을 한거고 만약 실패를 하더라도 성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한 가지 더 알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꿈이 없는 사람은 도전 자체를 하지 않잖아요. 왜, 무엇을 도전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런 의미에서 목적을 가지는 것이 좋겠죠.”

인터뷰 동안 꾸밈없는 표정으로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진중하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였던 남영호 동문. 앞으로도 중앙의 이름을 세계 곳곳에 널리 알려주길 바라며, 불굴의 의지로 세계 10대 사막 무동력 횡단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취재: 홍보대사 임혜원(심리학과 3학년)
        홍보대사 정현호(회계학과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