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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하는 건축人, 이언구 교수를 만나다.

관리자 2012-06-27 조회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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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 ‘건축’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대형 서점에 건축 관련 서적 코너가 따로 생기고, 영화와 드라마에 주인공의 직업으로 ‘건축가’라는 직업이 자주 등장한다. 심지어 얼마 전 예능까지 건축을 주제로 다루고 중앙대에 재직 중인 교수님이 출연하기도 했다. 때아닌 ‘건축’ 붐이 일어나는 요즘, 중앙대 건축학부에서 자랑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건축학부 이언구 교수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미국건축가협회(The 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 이하 AIA) 총회에서 명예회원으로 추대되고, Presidential 메달을 수상했다는 것. ‘중앙사랑’에서 이언구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가자 아버지 같은 미소로 맞이해주었다.
 
# AIA 명예회원으로 추대, 한국을 대표로
 
AIA 명예회원(HAIA)으로 선정된 소감에 대해 물었다. 이언구 교수는 절대 개인적인 영예가 아니라, 단지 한국의 건축계를 대신해서 받은 상이라는 겸손한 말로 소감을 시작했다.
 
“세계 건축계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매우 큽니다. AIA는 18개 주요국가(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호주, 한국, 프랑스 등)와 국제협력 네트워크 관계를 맺고 있어요. HAIA는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뛰어난 업적으로 건축분야와 AIA의 발전에 공헌한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명예라고 할 수 있지요. 보통 일 년에 5명 정도의 명예회원을 선정하는데, 올해는 국제건축가연맹(Union International des Architectes, UIA) 회장, 영국왕립건축가협회(Royal Institute of British Architects, RIBA) 회장, 호주건축가협회(Royal Architectural Institute of Australia, RAIA) 회장, 그리고 저, 이렇게 4명이 선정되었어요.
 
제가 지금 한국건축단체연합(Federation of Institute Korean Architects, FIKA) 대표회장을 겸하고 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명예회원으로 선정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저를 명예회원으로 선정한 것은 한국이 이제 그만큼 세계 건축계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어요. 또 이번에 제가 받은 Presidential Medal은 AIA 발전에 공헌한 사람들에게 주는 일종의 공로상 같은 겁니다.”
 
 
# 지속 가능한 건축 - 친환경 건축
 
이언구 교수는 1983년에 미국 미시간대학교(Univ. of Michigan) 대학원에서 건축환경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중앙대 교수로 현재까지 건축환경분야에 많은 연구를 해오고 있다.
 
“현재 환경의 문제, 기후 변화, 특히 지구 온난화는 인류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지금과 같이 환경오염이 계속되고 자원과 에너지가 남용된다면 인류문명이 위태로워지죠. 사실 예전에는 환경 보전, 자원과 에너지 절약 이런 것들에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2000년대에 들어서서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친환경적인 것에 관한 관심이 급증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도 세계 기후변화협약의 당사국으로써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감축(건축분야는 26.9% 감축)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건축분야에도 친환경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죠. 앞으로 10~20년이 지나면 친환경이라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당연한 시대가 올 겁니다. 누가 먼저 이 분야에 관심을 두고 전문지식을 많이 습득하느냐가 5~10년 후에는 경쟁력이 될 겁니다. 친환경에 대한 전문지식은 남들보다 앞서나갈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는 거죠.”
 
# 이언구 교수가 생각하는 건축가의 자질
 
“건축은 고대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예술의 한 부분으로 여겨졌지요. 따라서 그림도 잘 그리고 미적 감각이 뛰어나야만 한다는 건축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얼마 전까지도 있었지요. 하지만 현재 건축은 예술 분야라기보다는 예술을 포함한 모든 분야를 함께 아우르는 종합 분야라고 볼 수 있어요. 과거의 건축은 아름다운 형태가 매우 중요했지만, 오늘날의 건축은 아름다운 외관은 물론, 건물에 포함되는 내용, 즉 각종 구조, 설비, 재료, 정보통신 등의 공학적 기술과 함께 인문사회학적 소양까지 모든 것을 요구하고 있지요. 

또한, 지금은 대부분의 건축디자인을 컴퓨터에 의존하고 있어요. 실제로 도면을 그리는 시간이 그만큼 절약이 된 것이죠. 과거에는 도면을 그리는 것이 건축일의 대부분이었다면, 현재는 다양한 요구를 종합하는 일, 즉 정보의 수집 및 정리, 분석 및 체계화 작업이 60~70%를 차지하고 실제 도면작성은 30~40%밖에 되지 않아요. 따라서 과거처럼 직관적인 디자인에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는, 인간과 사물을 보는 능력, 그리고 종합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죠. 따라서 훌륭한 건축가가 되기 위해서는 폭넓은 시야를 갖는 것이 중요해요.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만나고, 많이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중앙대를 다니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제가 중앙대에 몸담은 지 거의 30년이 다 되었습니다. 중앙대는 제 고향이나 마찬가지에요. 그러다 보니 중앙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고등학생을 비율로 따져보면 사실 중앙대에 들어온 학생들은 특별히 선택된 최상위 학생들이죠. 그리고 현재 우리 졸업생들을 보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잘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어디에 내놔도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죠.

또한, 중앙대의 교수님들의 수준, 학교 인프라 역시 세계적으로 봤을 때 상대적으로 매우 우수합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중앙대에 다닌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도 됩니다. 학생들에게 한 가지 충고해주고 싶은 것은 요즘 개인주의적인 사회가 되고 젊은 사람들에게 단편적인 사고가 너무 팽배해 있는 것 같아요. 조금 더 멀리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해요. 내가 사회에, 또 국가에, 더 나아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는 게 필요합니다. 선진국 학생들은 사회적인 이슈 또는 범인류적 가치에 관한 관심이 아주 많아요.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기아와 빈곤에 관심을 두고, 노동의 착취나 인권유린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체로 개인적인 일에만 관심이 있죠. 중앙대 학생들은 자신과 주변의 일 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와 세계의 문제에도 관심이 있는 폭넓은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취재: 홍보대사 김태훈(건축학과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