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컨텐츠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CAU News
글자 확대축소 영역

세계 최초로 박막 태양전지 신제조기술 개발! 황호정 교수

관리자 2011-12-13 조회 1722

 

최초라는 것은 역사에 영원히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최초에 매력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전자전기공학부 황호정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I-V족 화합물을 이용한 박막 pn 접합방식 태양전지 제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결과는 "Simulation of the Energy Conversion Efficiency of Cs3Sb and K3Sb-based p-n Junctions"란 제목으로 SCI등급 논문지인 한국물리학회 8월호에 발표되어 온라인에 게재되었다.

 

207관(봅스트홀) 6층 연구실에 들어서자, 황호정 교수가 푸근한 미소로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 박막 태양전지란?

 

취재를 준비하며 가장 궁금했던 박막 태양전지에 대해 먼저 물었다. 

 

"쉽게 말씀드리지요. 2007년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80%를 화석연료에 의존한다는 것을 본 기억이 있어요. 때문에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 개발에 힘을 쓰고 있죠. 대체 에너지 중에서도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으며 영속성을 가진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태양을 활용한 에너지 발전은 크게 세 가지 방식이 있어요.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전통적인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P-N Junction(P-N 접합 :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가 접합되어 있는 것)' 방식입니다. 이 방식 역시 기판의 종류에 따라 제작비용이나 광변환 효율 등이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는 실리콘으로 기판을 만드는 방식으로, 현재 태양광 시장의 85%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를 상회하는 광변환 효율인 만큼, 비용도 많이 듭니다."

 

우리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는 걸 본 것일까. 황호정 교수가 웃으며 보다 쉽게 설명해주었다.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기존의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생산 방식을 대체할 '박막 태양광소자'입니다. 기존의 실리콘 기판 대신 저렴한 유리 기판을 얇게 코팅하여 만든 것이죠. 이미 시중에는 '박막 태양광소자'가 있어요. 하지만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만큼, 광변환 효율 역시 10% 이하죠. 한마디로 '저비용 저효율' 제품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이 효율을 이론적으로 최대 40.16%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실리콘 기판 방식에 비해 비용은 대폭 절감하면서, 오히려 효율은 30~40%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으니, 이것이 실제로 구현되고 상용화된다면 큰 경사가 되겠네요."

 

# 박막 태양전지의 장점

 

"태양광 에너지 발전을 연구하는 많은 사람들이 비용 절감이나 에너지 변환 효율 향상을 위한 해답을 화합물 반도체 기술에서 찾고 있습니다. 화합물 반도체는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을 혼합하는 방식입니다. 우리 연구실은 현재 1족 원소와 5족 원소를 결합해 흡수한 태양광을 결합하여 흡수한 태양광을 전력으로 변환할 수 있는 접합체를 찾고 있습니다. 1족 원소와 5족 원소의 결합은 발열 반응이기 때문에 Thin Film(박막) 즉, 박막형태에서도 단결정화하기 쉽고, 배합 비율에 따라 에너지밴드(energy band)를 조절할 수 있어 넓은 범위의 태양광 스펙트럼을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여러 대역의 에너지로 퍼져오는 태양광 에너지를 넓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요. 이론상이긴 하지만 최대 40%까지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황호정 교수는 지난 3년의 성과를 간결하면서도 알기 쉽게 풀어주었다. 그는 또한 신중하게 이 말을 덧붙였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는 이 연구는 엄밀히 말하자면 이론적으로는 만족할 정도로 마무리 되었지만 아직 완성된 기술의 단계는 아닙니다. 남은 기간 동안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랍니다."

 

황호정 교수의 신중한 표정을 보자, 문득 그동안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는지 궁금해졌다.

 

"안전입니다. 우리가 하는 연구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핵심 소재인 1족 원소를 안전하게 취급하는 것입니다. 반응성이 큰 1족 원소는 공기 중에 금방 산화되고 심지어 수분과 결합하면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저 뿐만 아니라 연구원들에게도 항상 조심하라고 이야기합니다. 무엇보다 안전이 최고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는 연구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집중했던 것이 바로 '반응로 설계단계'였다고 덧붙였다. 안전하게 원소들을 취급할 수 있는 장비를 구하는데 특히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 황호정 교수의 발자취

 

황호정 교수는 처음에는 태양전지가 아닌 '반도체 공정시뮬레이터 개발' 분야부터 연구를 시작했다고 했다.

 

"반도체 집적회로의 설계와 제작공정 기간을 최소화하고, 공장무인화‧기계화를 통한 대량생산 공정과정의 오류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줄이는 것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었습니다. 집적도가 증가함에 따라, 다루는 공정 최소 선폭이 미크론(1/1,000mm)에서 나노 영역(1/100,000mm)으로 점차 미세화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노 단위의 소자와 이에 관한 물질, 공정모의연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노 연구에 관한 SCI논문은 약 140편 정도 될겁니다."

 

140여 편.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쉽게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지금의 그를 있게한 것은 아닐까.

 

"최근 환경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그 중에서도 나노 영역의 기술을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태양광 에너지였고, 지금도 연구는 진행중입니다." 

 

전자전기공학부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윤종원 학우와 황호정 교수

 

# 인터뷰를 마치며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는 황호정 교수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질문에 이르렀다. 현재, 그리고 미래의 중앙인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부탁하자, 그는 쑥스러운 듯 멋쩍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젊은이들은 항상 꿈을 가져야 합니다. 현실이 아무리 힘들고 척박하더라도 꿈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는 이상, 반드시 미래가 존재합니다. 시류에 편승해서 우왕좌왕하지 마세요. 자신이 정한 분야에서 꾸준히 정진한다면, 그 능력은 분명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분야에 대해 깊이 알고 크게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꿈을 이루기 위한 꾸준한 노력과 성실함을 겸비해야만 그에 따른 결과가 온다는 단순한 진리 역시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저 역시도 이 단순한 진리를 마음 속에 언제나 새기며 살고 있습니다."

 

마지막 말을 하는 황호정 교수의 눈이 반짝였다. 또한 온화함 속에서 느껴지는 열정과 성실함은 인상적이었다. 황호정 교수의 땀과 노력, 노하우가 담긴 박막 태양전지 연구에 봄날의 따스한 햇살과 같은 눈부신 결과가 있기를 응원해본다.

 

 

                                                                                                           취재 : 홍보대사 조국래(건설환경공학과)

                                                                                                                    홍보대사 이승아(교육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