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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울리는 목소리, 정성근 동문

관리자 2011-10-18 조회 1697

 

 

한류에 열광하는 일본.

언젠가는 카라나 동방신기도 일본 아이돌이라고 우길 겁니다.

김치를 기무치로 바꿔서 상표 등록한 것처럼 비빔밥도 곧 일본 고유 음식이 될 판입니다.

제국주의 부활이니 영토 확장 야욕이니 이것조차 그들에게는 사치입니다.

철모르는 아이들 떼쓰는 것과 크게 다를 것 없는데,

국제사회가 같이 웃어넘길 수 있도록

역사적, 현실적 논리와 자료를 갖추는 게 오늘 우리가 할 일입니다

 

- 2011년 8월, SBS 나이트라인 정성근 앵커의 클로징 멘트 중에서 -

 

 

지난 여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자민당 의원 3명이 우리나라 입국을 시도했던 어느 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정성근 동문(광고홍보학과)은 매일 밤 12시 'SBS 나이트라인'을 통해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뉴스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우리 사회의 굵직굵직한 현안들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을 해, 시청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매일 약속된 시간에 우직하게 그 자리를 지키며 이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는 정성근 동문을 만나보았다.

 

# 시대의 울림을 전하는 그의 목소리

 

1991년 SBS 개국 멤버였던 정성근 동문은 SBS 국제부장 · 사회2부장 등을 거쳐 현재는 매일 밤 12시에 'SBS 나이트라인'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 막바지 클로징 멘트가 네티즌들에게 '개념 발언', '소신 발언'이라 불리는 것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나라 말에 심금(心琴)이라는 말이 있지요. '심금(心琴)'의 '금'자가 가야금 금(琴)입니다. 여러분들 마음에는 가야금이 하나씩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인거죠. 우리의 악기, 특히 가야금이 서양 악기와 다른 건, '공명 현상'이라는 것 때문입니다. 서양 악기는 한 음만 내지만 가야금은 그 한 음으로 인해 다른 음까지 울리는 공명 현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심금이라는 건, 너와 나의 공명 현상인 겁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제가 방송에서 어떤 멘트를 하느냐에 따라 즉각적인 피드백이 옵니다. 물론, 저와 공명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자신감이 됩니다."

 

그는 프로야구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이렇게 예를 들 수 있겠네요. 한 타자가 나왔는데, 올해 타격감이 너무 좋은 거예요. 타율도 1위고. 타율이 1위니깐 이번엔 홈런왕도 한번 노려봐야겠네? 그 생각을 하는 순간 그 선수의 배트에는 힘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면, 삼진도 많이 당하고, 아무리 세게 쳐도 파울볼만 될 뿐이죠. 그렇게 마음먹지 않았을 때에는 안타도, 홈런도 치는데 말이죠. 그런 이치 때문에 스스로 힘이 들어가면 안된다고 다짐합니다. 방송에서의 좋은 반응은 제 길을 걸어가다가 부수적으로 얻어진 행운인 것이니까요. 그것 때문에 제가 달라지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심금을 울리는 멘트. 카메라 앞에서 차분한 어조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도대체 이런 멘트는 어떻게 준비할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었다.

 

"물론, 뉴스의 생명이 '시의성'인 만큼 시의 적절하게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멘트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물이나 사안에 대해서 항상 말을 미리 만들어두죠. 예를 들어 10월 15일에 방송할 멘트를 준비한다고 합시다. 어떤 사안에 대해 말을 할까 고민하면서, 2~3주 전부터 책도 찾고, 인터넷 검색도 하면서 사실(fact)을 찾아냅니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 해도, 사실이 아니라면 결국에는 다 탄로나게 됩니다. 신뢰성을 중심으로 하는 뉴스나 앵커 모두에게 치명적이죠.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컴퓨터 라이브러리에 사실들을 저장하기도 하고, 또 이런 방식으로 책도 쓰곤 합니다. 그리고 저장된 사실들 중에 골라서 멘트를 하죠. 물론, 마지막 순간까지 고치고 또 고칩니다. 그래야 정확한 표현이 되고, 실수가 없어지죠. 또한, 저는 단문을 좋아합니다. 길게 쓰면 잘 쓰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전달하기에는 단문이 확실합니다. 가령 저는 길게 얘기 안하고 '오늘 하루도 물폭탄이었습니다, 최대 600mm였습니다, 서울에 집중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문장을 자르는 연습을 많이 했었죠."

 

이렇게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차분한 어조로 방송을 진행하는 정성근 동문. 그도 과연 긴장을 할까?

 

"지금의 긴장은 예전의 벌벌 떨 때와 같은 긴장과는 다릅니다. 지금의 긴장은 기분 좋은 긴장이랄까? 뭔가 약간 흥분된 긴장에 가깝지요."

 

그의 말에서 여유가 묻어나왔다. 베테랑만이 보일 수 있는 특유의 여유, 그리고 함께 드러나는 뚜렷한 소신. 바로 정성근 동문이었다.

  

 

# 우연이 아닌 필연, 기자가 되다.

 

정성근 동문은 광고홍보학과 74학번이다. 광고홍보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련 분야로 진로를 선택한다. 문득, 그가 어떻게 기자가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사실 처음부터 기자가 되고 싶은 소명감 같은 게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저 역시 대다수의 20대 남학생들처럼 군 전역 후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죠. 광고, 홍보 쪽에는 여러 분야가 있는데 공부를 해 보니까 사실 그 중에서도 카피라이팅 분야가 제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예전에는 제가 쓴 시가 잡지에 실리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그 분야에는 워낙 뛰어난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제가 광고인의 길을 걷기에는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여느 정경계열 학생들처럼 취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고시 공부를 시작했죠."

 

정성근 동문의 입가에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 시절의 그는 여느 학생들과 다르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 대학 진학을 위해 공부 하고, 대학에 와서도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기 위해 고민하던 학생. 지금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정경대 건물(현 교양학관) 옆에 독서실처럼 정경대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게 해둔 팔각건물, 승당관에 들어가서 고시공부를 했어요. 하지만 여럿이서 공부하니깐, 아무래도 친구들하고 같이 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나와서 따로 공부를 했죠. 1차 시험에 합격하고 2차 시험을 준비하던 중, 친구들이 놀러와서 술을 사줬어요. 그 날 술자리에서 나온 이야기 때문에 우연찮게 친구들과 함께 방송국에 입사원서를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전날 술을 워낙 많이 마셔서 원서에 붙인 사진의 눈이 흐리멍텅해요. 하하."

 

정성근 동문이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방송국 입사 시험을 치르게 된 정성근 동문. 하지만 방송이 그에겐 운명이었을까. 함께 원서를 제출했던 친구들은 낙방하고 정성근 동문만이 합격을 거머쥐었다. 바로 한국방송공사(KBS)였다. 우연히, 운명적으로 KBS에 입사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세상을 보고 듣고 말하는 기자로서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이게 운명이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신기한 게 입사해서 막상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경험해 보니 굉장히 의미 있고, 적성에도 맞았어요. 그래서 산악 등정 같은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죠. 정치부에 있을 당시에는 국가의 중대 사안에 직접 참여는 못하더라도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이 있었어요. 그 사명감 때문에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자 일에 대한 즐거움이 컸어요. 열심히 하는 것을 좋게 봤는지, 1990년에 SBS의 창사 멤버로 스카우트 되었죠."

 

기자로서, 앵커로서 성공한 그는 이제 같은 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있다.

 

"전공 교수님 중에 이대룡 교수님이 특히 기억나요. 학점도 잘 안주시고 먼저 다가가기도 좀 어려운 교수님이셨죠. 그런데 어느날 교수님께서 KBS에 입사하는 저를 부르셔서 '네가 기자로서 성공하려면 네가 지나온 시간을 생각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국어, 역사 등 다방면을 공부하라'고 조언해주셨어요."

 

정성근 동문은 당시 이대룡 교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깊고 넓은 독서는 기본 중에 기본이라 따로 말하지 않겠고, 신문 보는 것이 중요해요.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보는 것이 중요하죠. 신문을 읽을 때 한 번 표제를 훑으면서 그 날 어떤 이슈들이 있는 지를 살펴보세요. 그리고 그 사안에 대한 언론사의 입장은 논설을 보면 알 수 있죠. 이 때 하나의 신문만을 보지 말고, 여러 개의 신문을 보는 것을 권하고 싶어요.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각 언론사의 입장은 천차만별이거든요. 하나의 사건에 대해 A라는 신문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B라는 신문은 저렇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 그것을 읽고 정리하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신문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겁니다."

 

그는 또한 뉴스 시청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신문 뿐 아니라 TV 뉴스를 시청하는 것도 중요해요. 각 방송사에서 진행하는 메인 뉴스 프로그램을 최소 두 개는 봐야 해요. 방송사마다 단독 보도를 제외하면 중점 뉴스는 거의 비슷하죠. 하지만 같은 사건에 대한 각 방송사의 논조는 조금씩 달라지게 됩니다."

 

# 중앙대와의 인연

 

우리 학교 언론계의 권위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다. 지난 7월 정성근 앵커는 언론동문회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신임 회장으로서 그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언론동문회를 맡게 되면서 제가 가장 먼저 추진하려는 것은 언론동문들이 서로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함께 도우며 공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겁니다. 좀 더 견고한 동문회를 만들어서 많은 동문, 후배들이 이를 통해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는 또한 재학중인 후배양성을 위해 현장에 진출한 선배들이 직접 도움될 만한 내용을 전달하는 프로그램 혹은 책자 형태의 매뉴얼을 구상중이라고 귀띔했다. 이는 언론계 진로를 꿈꾸는 중앙인들에게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까 싶다. 그의 후배 양성을 위한 따뜻한 관심과 동문들을 생각하는 적극적인 열정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인터뷰가 어느새 마지막 질문에 이르렀다. 마지막으로 중앙인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부탁했다.

 

"인생에 속지 마세요. 그리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기 바랍니다." 그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분명하게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래를 준비한답시고 현재의 많은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는 거 같아요. 미래는 준비한 대로 생각한 대로 만들어지지 않더군요.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서 즐기며 살아가는 만큼 그에 따라 미래는 당연히 만들어지겠죠." 그는 소년 같은 미소를 머금고 "그렇다고 현재를 얼토당토않게 신나게만 쓰라는 것은 아닌 거 알죠?"라며 유쾌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정성근 동문과의 인터뷰를 마치며, '그의 말 속에 녹아있는 소신과 주장의 !(느낌표)는 그가 가지고 있는 사물, 사안에 대한 수많은 호기심과 그것을 뒤집어 보려는 의구심에서 비롯된 ?(물음표)에서 오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을 가슴 속에 간직 한 채, 목동 SBS 사옥을 나왔다. 

 

취재 : 홍보대사 조국래(건설환경공학과)

홍보대사 이승아(교육학과)         

  홍보대사 이보람(신문방송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