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컨텐츠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CAU News
글자 확대축소 영역

[중앙사랑이 만난 사람] KBS 아나운서, 차다혜 동문

관리자 2011-09-09 조회 5660

 인터뷰를 진행했던 KBS 본관 로비에서는 마침 전시회가 진행 중이었다.

그림을 배경으로 차다혜 동문이 포즈를 취해주었다.

 

 

아나운서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뉴스나 교양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아나운서들의 모습은 한결같다.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깔끔한 옷을 입고, 절제된 태도로 방송을 한다. 그들은 지적이고,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왔을 것 같다.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아나운서에 대한 이미지다.

 

올해 초, 색다른 방송을 통해 기존의 아나운서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타파한 사람이 있다. 바로 KBS 공채 35기 아나운서인 차다혜 동문(불어불문학). 좀처럼 끝날 기미가 없던 장마가 끝나고 청명한 하늘이 눈부시던 초가을날,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그녀를 만났다.

 

# 그녀, 대학생

 

사실 차다혜 동문과 프랑스의 인연은 대학 시절이 아니라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대일외고 재학 시절, 불어과에 재학하면서 이미 프랑스와 인연을 맺고 있었다. 프랑스라는 국가에 흥미가 있었고, 적성에 맞는 어학계열에서 진로를 찾다가 우리 학교 불어불문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고 했다.

 

"사실 불어불문학과라고 하면 프랑스어만을 전공으로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프랑스어 뿐 아니라 사르트르나 보들레르의 작품 같은 문학도 함께 배울 수 있어요. 말 그대로 '프랑스'라는 나라를 배우는 것이에요. 졸업 후에는 저처럼 언론계에 진출할 수도 있고, 의외로 예술 분야로 진출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녀의 대학시절은 어땠을까.

 

"저의 몸매 유지 비결은 아마 서라벌홀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재학할 당시에는 서라벌홀에 엘리베이터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지하 1층부터 8층까지 항상 계단을 이용했어요. 굳이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살이 빠지더라고요. 아, 단점이 있다면 다리에 근육이 좀 생겼다는 것?" 그녀가 너스레를 떨었다.

 

"수업시간에 프랑스 희곡 작품을 공연했던 적이 있어요. 같은 수업을 듣는 타과 학생들과 팀을 만들어서 연극을 하는 거죠. 사실, 타 학과 학생을 만날 기회가 이전에는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덕분에 인맥을 좀 더 넓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그녀, 1년간의 자유를 누리다

 

"졸업하고 나서 1년간 '백조' 생활을 했어요." 완벽할 것 같은 차다혜 동문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나왔다. 

"진짜 세상을 배우고 싶었거든요." 그녀가 차분한 어조로 대답했다.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하면서 학생도 아니고 사회인도 아닌 자유인의 신분으로 1년을 보냈다.

 

"생각해보면 이 시기가 저에게 가장 소중했어요. 물론, 시험 준비를 병행했지만 영화나 연극, 콘서트 등을 보며 문화생활도 많이 즐겼고요. 친구들과 만나 수다도 떨고, 여행도 다니면서 '책 속의 세상'이 아닌 '진짜 세상'을 경험하려고 노력했죠. 아나운서 시험을 볼 때도 면접관들이 대학시절 성적보다는 이런 경험을 많이 물어보거든요."

 

차다혜 동문의 이야기를 들으며 순간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흔히들 말하는 '스펙'이 중요하지 않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녀의 말대로 '책 속의 세상'이 아닌 '진짜 세상'을 경험하는 것 역시 20대가 아니면 하지 못할 일이리라.

 

차다혜 동문을 스타로 만든 ‘KBS 주말 프로그램 예고’

 

# 그녀, 아나운서가 되다

 

누구나 한번쯤 아나운서가 되는 것을 꿈꾸지만, 아무나 아나운서가 될 수는 없다. 차다혜 동문에게 아나운서가 되는 비결을 물었다.

 

"방송사 공채 아나운서 같은 경우에는 총 4번에 걸쳐 시험을 봐요. 카메라 테스트부터 시작해서, 논술, 시사 약술, 면접, 집단토론 등 다양한 시험을 거치게 됩니다. 한마디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시험을 보면서 쏟아내야만 하는 것이죠."

 

차다혜 동문은 아나운서 시험을 최근 방송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비유했다. "만약 1차 카메라 테스트에 1,500명이 지원했다면, 그 중에 2차 논술 시험을 볼 수 있는 인원은 150명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올라가다보면, 최종 면접에는 10명도 남지 않게 되죠. 요즘 방송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만큼이나 치열해요. 한마디로 '서바이벌'인거죠."

 

그렇다면, 그녀는 도대체 어떻게 '서바이벌'을 통과한 것일까? 그녀의 '합격 비결'이 궁금해졌다.

 

"아나운서는 단지 얼굴이 예쁘다고 뽑히는 것이 아니에요. 시청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니까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거든요. 그래서 아나운서 뿐 아니라 PD 등 다른 분야를 준비하는 친구들과 함께 스터디를 했어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를 채워줄 수 있으니까요. 아 참, 그 때 스터디를 함께 했던 친구들 모두 잘됐어요. 저도 아나운서가 되었고요. 하하."

 

# 그녀, 아나운서의 매력을 이야기하다

 

2009년 한국방송공사(KBS)에 공채로 입사해 올해로 3년차를 맞은 차다혜 동문. 그동안 보고 느꼈던 ‘아나운서’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이다 보니, 거기서 나오는 자부심이 큰 것 같아요. 가끔 알아봐주는 팬을 만나면, 아이돌 스타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하하.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긴 인생을 살지는 않았지만, 살아오면서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에요. 즉, 말로써 일상을 소재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에요.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한 인터뷰도 나중에 방송에서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 그녀, '귀요미 아나운서'가 되다

 

지난 4월,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어 1위는 차다혜 동문이었다. 'KBS 주말 프로그램 예고'에서 뉴스 형식의 설정 속에 각 프로그램 소개마다 다른 의상을 입고 등장해 보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클로징 멘트와 함께 윙크를 날리고 손거울을 보는 설정을 통해 그녀는 누리꾼들 사이에 순식간에 '귀요미 아나운서'로 떠올랐다.

 

필자가 예고편 이야기를 꺼내자, 차다혜 동문은 해맑게 웃었다.

 

"예고편을 진행하면서 프로그램마다 의상을 갈아입느라고 고생한 기억이 더 나네요. 사실 저도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어요. 주말 예고편을 담당했던 PD분과 콘셉트 상의를 해서 결정한 것이거든요. 딱딱했던 기존의 뉴스 형식에서 약간 벗어나면 시청자들도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주말 아침에 소파에 앉아 졸면서 TV를 보는 사람들에게 윙크를 하면서 파격을 준거죠. 반응이 정말 뜨거워서 저도 많이 놀랐답니다."

 

차다혜 동문은 방송에서는 무모함과 파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송에 나가서도 모른다고 빼거나 주저하면서 얌전을 떨면 안돼요. 그러면 말 그대로 ‘병풍’이 되어버릴 수 있거든요. 전현무 선배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랑받는 이유도 그런 무모함이 있기 때문이에요. 저도 나름 '아나테이너' 기질이 있어서, 방송에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주말 예고편 때 보여드렸던 빨간 트레이닝복은 남장하고 ‘시크릿 가든’의 현빈을 패러디한건데 아무도 모르더라고요."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그녀, 축구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다

 

차다혜 동문은 현재 3개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오전에는 '뉴스광장'의 수도권 뉴스(KBS1, 월~토 오전 6시), 밤에는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클래식 오디세이(KBS1, 수요일 밤 12시 35분)'와 K-리그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인 '비바! K-리그(KBS1, 월요일 밤 12시 35분)'가 그것. 특히 월요일 밤에 만나는 그녀와 수요일 밤에 만나는 그녀의 모습은 완전히 틀리다. '클래식 오디세이'에서의 차다혜 동문이 여린 소녀 같다면, '비바! K-리그'의 그녀는 상당히 차분하다.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전에 제작진과 먼저 캐릭터를 잡았어요. 진행자라고 해서 그냥 다 같은 진행이 아니에요. 진행자들도 각자 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맞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요. '비바! K-리그'에서의 콘셉트는 차도녀(차가운 도시여자) 스타일이었어요. 사실 '비바! K-리그'의 시청자는 일반 대중보다는 K-리그를 즐겨보는 마니아들이 주 시청자들이에요. 그래서 시청자들보다 더 많이 알기 위해 공부도 많이 했죠. 시청자나 패널들이 진행자에게 물어볼 수 있어야, 진짜 프로그램의 리더가 될 수 있거든요."

 

실제로 그녀는 '지상파 유일의 축구 프로그램 아나운서'답게 인터뷰 내내 다양한 축구 상식을 자랑해보였다. 그러다가 문득, 그녀는 어떤 팀과 어떤 선수를 좋아하는지 궁금해졌다.

 

"특정 선수나 팀을 좋아하지 않아요. 순위에 상관없이, 그라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하는 팀과 선수들 모두 좋아요."

 

 

# 그녀, 일상

 

우리가 차다혜 동문을 볼 수 있는 것은, 브라운관 안에서의 모습뿐이다. 그녀의 평소 모습은 어떨까.

 

"TV에서 보여 지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하지만 ‘비바! K-리그’에서처럼 차도녀는 아니에요. 이성 앞에서의 내숭은 적당히 가지고 있고요. 영화나 공연 보는 것을 좋아해요. 한마디로 ‘평범한 일상’을 즐기는 사람이에요. 아,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카레이싱을 좋아해요. 직접 운전을 하지는 않지만요. 서킷을 질주하는 자동차들을 바라보면, 마음속에 있던 답답함이 씻겨나가는 기분이 들거든요."

 

# 그녀, 중앙인에게 말하다

 

그녀와 유쾌한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준비해간 마지막 질문이다. 선배로서 중앙인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한마디로 '파이팅!' 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인 스티븐 발머가 이런 말을 했어요. '성공은 당신이 얼마나 고집스럽게 전력을 쏟아 붓고, 얼마나 낙천적이고 집요하냐에 따라 결정된다'고요. 지금 가는 길이 정말 여러분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길을 포기하지 말고 꾸준하게 달리세요. 열정과 끈기를 가진다면, 언젠가는 승리의 여신이 여러분을 향해 미소를 보내줄 겁니다."

 

어느덧, 숨가쁘게 진행되었던 차다혜 동문과의 인터뷰가 마무리 되었다. 인터뷰를 했다기 보다는 친한 선배와 커피 한잔을 마시며 수다를 떤 기분이 들었다. 아나운서실 합창 연습이 늦었다고 웃으며 자리를 뜨는 그녀를 보며, 앞으로 그녀가 펼칠 '유쾌한 도전'이 기다려진다.

 

취재 : 홍보대사 한숙경(경영학부)

홍보대사 현창민(경영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