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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흙 인형에 생명을 불어 넣다 -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대가 첨단 영상 대학원 김탁훈 교수

관리자 2010-06-29 조회 3901

 

찰흙 인형에 생명을 불어 넣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대가 첨단 영상 대학원 김탁훈 교수

 

 

남아공 월드컵서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낸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덕에 더욱 뜨겁게 달아오른 2010년의 여름 날, 크라잉 넛이 부르는 월드컵 공식 응원가 ‘일어나라 대한민국’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붉은 악마 공식앨범에도 수록 된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김탁훈 교수와 연구원들이 함께 만들었다. 이번 작업을 진두지휘 한 김탁훈 교수는 한국인 최초 MTV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를 거친 우리나라 클레이 애니메이션계의 대가다. 스탑모션 애니메이션은 스튜디오에서 인형을 세팅해 두고 움직여 가며 한장 한장 촬영해 연결한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의 촬영은 실사 영화 촬영과도 흡사해 영화 촬영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 크라잉넛 뮤직비디오 영상자료 바로가기(클릭!) 

         

꼴찌 대학가다.

           

김탁훈 교수는 고등학교 시절 모범생 이라기보다는 소위 좀 논다는 학생에 가까웠다. 인생은 즐기는 것이라는 나름의 인생관을 갖고 고등학교 시절 밴드활동에 푹 빠졌던 것이다. 수학 공식과 영어 단어장 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음악을 연주하는 것에서 더 큰 의미를 느꼈다. 그러다 대학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와 막상 공부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입시의 문턱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 위기에 빠진 그는 고민 끝에 인문계 진학을 포기했다. 그리고 예체능계 진학을 위해 평소 관심에 있던 사진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차안으로 선택한 예체능계 입시 역시 결코 만만하지는 않았다. 경북 산업 대학교(現 경일대)에서 예비 1순위를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학교에서 낙방한 것이다. 반면 같은 입시 학원에서 사진과 입시를 준비했던 나머지 9명은 모두 1차로 사진과에 합격했다. 그는 합격 통보를 기다리며 전전긍긍하는 동안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합격자 중 단 한 명이 등록을 포기해, 그는 간신히 대학 입학에 성공하게 된다.

                   

어렵게 대학에 합격한 김탁훈 교수는 고등학교 때와 달리 학업과 학교생활에 매진했다. 촬영도 열심히 하고, 학년 장과 각종 학회장도 도맡아 했다. 밴드활동에 빠져 살던 고등학교 때와는 정 반대되는 모습이다. 그리고 어느덧 3학년이 되어 진로를 고민하던 그는 심도 깊은 공부를 위해 미국 유학을 결심한다. 그러나 그의 부모님은 그의 결정을 단호히 반대했다. 학비도 굉장히 비쌌을 뿐더러, 당시는 해외 유학도 흔하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꽤 오랜 시간의 설득 끝에 그는 부모님의 동의를 얻어냈다. 그리고 1994년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를 졸업한 김탁훈 교수는 뉴욕 School of Visual Art로 유학을 떠나게 된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매력에 빠지다.

     

                

김탁훈 교수는 School of Visual Art에서 영화학 전공을 선택했다. 평소 사진뿐 아니라 영화에도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영화과 수업 중 「크리스마스의 악몽」(1990年, 팀 버튼 作)을 보게 됐다. 만일 그가 사진을 전공하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갔을 법도 했지만, 그는 이 작품이 한장 한장 촬영된 사진을 모아 제작한 영상(스탑모션 방식)이라는 것을 금세 알아챘다. 스틸사진 한 장을 찍을 때도 온갖 열과 성의를 다하는데, ‘도대체 이 영상은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스탑모션 방식을 이용 한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업에 호기심을 갖게 된 그는 조명기구를 갖춰 간단한 작업부터 재미삼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마치 운명처럼 스톱모션의 재미에 푹 빠져 버린 그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업에만 몰두했다. 김탁훈 교수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이 그 당시 무엇보다 좋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하고 싶었다. 그 결과 4학년 쯤 돼서는 전공 교수님께 작업량은 이미 프로페셔널을 능가한다는 호평까지 들었다.

                   

영화제에서의 첫 수상과 MTV 입사.

                  

노력의 결과물로 그는 졸업 영화제인 Dusty Film Festival에서 「Christmas Lament」라는 작품으로 최고 학생 영화상을 수상했다. 위 영화제는 영화과, 애니메이션과, 비디오과, 컴퓨터과에서 공동주관한다. 이후「Christmas Lament」는 LA단편 영화제, New Film makers Series등에도 후보로 올라 상영되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MTV에서 정식 애니메이터직을 제안 받게 되었고, 한국인 국적으로는 최초로 1998년 MTV애니메이션에 입사하게 됐다.

              

처음 MTV에 들어가서는 문화적 차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인들의 문화와 유머를 이해하고 표현해야 했지만, 20여년 이상을 한국에서 보낸 그로서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중요한 일에서 밀려난 그는 사소한 일을 맡게 되었고 결국은 슈퍼바이저로부터 차라리 애니메이션을 그만두라는 직언까지 듣게 된다. 그 날 이후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그는 실력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하리라는 결심을 하고, 주말마다 작업실에 나와 연습을 시작했다. 오지 않는 기회를 잡기위해 스스로 기회를 보여주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그의 끈질긴 노력은 이내 슈퍼바이저가 그를 다시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에게 점차 중요한 scene을 맡기는 등 애니메이터로서 김탁훈 교수를 차츰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It is time for us to give you THE TITLE!”

               

2000년 CBS 와 MTV의 정리 합병 이후 MTV는 자체 정리 해고에 들어갔다. 많은 이들이 정리 합병을 이유로 해고당했고 당시 김탁훈 교수는 외국인 신분이었기에 더더욱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도 회사 측에서 인터뷰를 요청해 왔다. 그는 거의 해고를 확신하며 임원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그에게 떨어진 말은 “it is time for us to give you THE TITLE”이었다. 즉, 그날부로 그는 슈퍼바이저로서 프로그램을 맡아 연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Celebrity death match 영상자료 바로가기(클릭!)

                 

슈퍼바이저의 직위를 얻고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그는 MTV에서 「Celebrity Deathmatch」라는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연출했다. 「Celebrity Deathmatch」는 풍자 코미디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마이클 잭슨, 클린턴 마이클 조던 등의 유명인들이 사각의 링에서 죽을 때 까지 싸운다는 콘셉으로 구성됐다. 시리즈로 매주 방영되었던 「Celebrity Deathmatch」는 4년 동안 시즌 4까지 제작되며 3년 연속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 MTV서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이 4년 이상 연이어 제작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경이적인 일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인기 있었던 이유는 유명인들이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극한의 결투를 벌인다는 점과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세태를 풍자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콘셉을 시청자들에게 호소력 있게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유명인들의 특징을 잘 살린 클레이 애니메이션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을 뿐 아니라, 성우가 실제 모델과 비슷한 목소리를 더빙해 현실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MTV 재직시절의 김탁훈 교수

                  

김탁훈 교수가 생각하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영화 이상의 종합예술이다. 작가가 의도한 대로 캐릭터부터 세트까지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적으로 보이게끔 오브제에 생명을 불어넣음으로써 관객들이 그 캐릭터의 성격, 버릇 행동 방식 등을 인지하는 것에서 그는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현재 김탁훈 교수는 첨단영상대학원의 새로운 커리큘럼인 콘텐츠 프로듀싱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위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에 재미있는 생각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갖은 기량을 마음 것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더불어 김탁훈 교수는 “중앙대 학생들이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품고 살길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주요경력      

2000 -2001 MTV NETWORK, MTV ANIMATION, TV 시리즈

"Celebrity Deathmatch" season 4, 수퍼바이징 애니메이터

1998 -2000 MTV NETWORK, MTV ANIMATION, TV 시리즈

"Celebrity Deathmatch" season 1,2,3 리드 애니메이터

2002- 2003 AMC NETWORK, TV 시리즈

"The Wrong Coast" 애니메이션 수퍼바이저

2002- 2007 School of Visual Arts, 영화 & 애니메이션 학과,

Adjunct Faculty 스톱모션 담당교수

2004 -2007 Tak Toon Enterprise Inc., 애니메이션 감독, 다수의 광고제작

(클라이언트: Yahool, Schick, Constrama, Mercantil Bank, SVA, LG, Nickelodeon, Dancing Diablo)

2004, Dream Entertainment, Feature Film 'Disaster!' 프리랜서 애니메이터

1997- 1998, TOSOT FILM, Director of Creative Development

2004, 8th Annaul 'Animation Dream Show', 큐레이터, Visual Arts Museum, New York

                                    

수상경력

2006, 최고 애니메이션 상, 뉴욕 독립영화제. Best Animation, Grand Jury Prize , New York Independent Film And Video Festival, New York

2006, 최고 애니메이션 상 , 빅 피쉬 영화제 Best Animation, Big Fish Film Festival, Long Island U.S.A

2006, 3등 단편 영화 부문 심사 위원 상, 리옹 아시아 영화제 Jury Prize, Short film Award, Lyon Asian Film Festival , France

2006, 단편 애니메이션 상, 뉴욕 독립영화제 로스엔젤레스 이벤트. Best short Animation, Jury Prize , New York Independent Film And Video Festival in Los Angeles

2006, 공로상, 캘리포니아 뉴포트 시. Certificate of Appreciation, City of New Port Beach, U.S.A

2005, 최고 애니메이션 상, 산디에고 아시안 영화제. Best Animation, San Diego Asian Film Festival San Diego, U.S.A

1999,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 한국광고 협회 Best Commercial Film, Customer's Choice Awards, Korea

1998, 서울 문화상, Seoul City Award, Korea

1997, 최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상, 더스티 영화제. Best Stop-motion animation, Dusty Film Festival, School of Visual Arts, New York

1997, 뉴필름 메이커 시리즈, 아드리치 현대 박물관 New filmmakers series, Aldrich Museum of Modern Arts ,Connecticut, U.S.A

1996, 예술 대상, 한미 문화원, Grand Prize for the Arts, Youth Festival, Korean American Culture Association, New York

 

 

 

취재 : 홍보대사 박준영(신문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