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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독일 베를린국제무용콩쿨 금상 수상한 전효인(무용07)학생

관리자 2010-03-05 조회 9871

 

 

'제7회 독일 베를린국제무용콩쿨‘ 금상 수상한 전효인(무용07)학생

-바르시니코프를 꿈꾸는 발레리노

 

 

 

2010년 2월, 우리를 뜨겁게 달구었던 벤쿠버 동계올림픽.

그 곳에서 한국 선수들은 겨울스포츠 강국으로 부상시키며 자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왔다.

 

2010년 2월, 한국의 이름을 알린 것은 비단 스포츠뿐만이 아니다.

 

무용계의 올림픽이라 불릴 수 있는 ‘제 7회 독일 베를린 국제무용 콩쿠르’에서 우리 학교 재학 중인 전효인(무용07)씨가 모던댄스부문에서 금메달에 당당히 입상을 하였다.

 

전효인씨는 이번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여 군대 면제라는 특혜를 얻게 되었다.

 

  

▲‘제7회 베를린 무용 콩쿨’ 금상 상장

 

※ 베를린 국제무용콩쿠르는 지난 2004년 처음 개최되었으며,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다. 대회 수상 부문은 클래식 발레, 현대무용, 재즈댄스 등 6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가리고 있으며, 유럽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해마다 20여 개국 약 600명이 참가하는 대형 콩쿠르다.

 

또한 ‘로잔 스위스 무용 콩쿠르’, ‘모스크바 무용 콩쿠르’, ‘잭슨 무용 콩쿠르’와 더불어 ‘제4대 세계 무용 콩쿠르’로 인정받고 있는 권위 있는 대회이며, 어린 학생들이 이 대회를 통해 무용수로 성장할 수 있는 등용문이 되기도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발레를 전공하였던 전효인씨는 이번 대회에서 발레부문이 아닌 모던댄스부문에 참가하였다. 현대무용이 발레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테크닉이 대부분이라고는 하나, 분명 다른 호흡과 근육을 쓰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잘 해낸것이다.

 

바르시니코프를 가장 존경한다는 꼬마 발레리노.

전효인씨를 만나보았다.

 

‘제7회 베를린 국제무용 콩쿠르’ 수상소감

 

기대하지 않았던 대회였다며, 본인의 실력보다 높게 평가받은 것 같아 쑥스럽다는 그. 이번 상을 탄 것에 안주하지 않고, 자만하지 않으며, 언제나 스스로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한다.

 

이번 국제대회에 출전하게 된 계기?

 

“지난 1년간 휴학을 하고 미국 얼바인(Irvin)에 머무르며, 다양한 춤을 접하고 있었지요. 저는 발레리노가 아니라 춤꾼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러다 김긍수 교수님의 권유메일을 받고 준비하게 되었어요.”

 

그러나 이번 국제 콩쿠르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촉박하여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 포기하려 했다. 그가 준비할 수 있었던 시간은 고작 1달. 작품을 받고 연습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었다.

 

“포기하겠다는 메일을 교수님께 보냈는데 바로 전화가 오는 거에요. 한국으로 당장 들어오라고.”

 

김긍수 교수님은 이 어린 학생의 포기의사를 전화한통화로 간단하게 해결하였다. 교수님은 한국에 들어온 전효인 학생에게 작품을 잘 안무해 줄 수 있는 이태상 선생님을 소개시켜줬고, 바로 연습에 들어가게 되었다.

 

‘제7회 독일 베를린국제무용콩쿠르’

<<작품 동영상>>

 

1. Ready to Serve(☜ 클릭)

 

두 가지의 상반된 느낌을 표현한 이 작품은, 전효인씨의 극적이거나 절제된 감정표현과 기본기가 잘 다져진 테크닉이 어우러져 잘 표현되었다.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이 대회를 준비했을 때 설날이 겹쳐있었어요. 쉬고 싶었지만 대회가 당장 코앞이였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죠, 그래서 연습실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어요.(웃음)”

 

그러나 연휴였기 때문이었을까?

 

“그 날 흑석캠퍼스 아트센터에 위치한 무용실에서 연습하려고 하였는데, 그 곳으로 들어가는 문이 잠겨 있었어요. 연습을 포기해야하나 싶었는데 옆에 열려진 창문을 발견하였지요. 그리고 고양이처럼 그 문을 열고 넘어가 연습을 했어요.”

 

이 대목에서 그의 열정과 의지를 엿 볼 수 있었다. 또한 이 날은 무용학과 선배들이 혼자 있을 동생을 위해서 함께 연습하며 작품을 지도해주었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다.

 

대회 첫 날, 숙소에서 긴장된 탓인지 잠이 오질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방법은 오랜 비행시간의 피로함도 풀 겸 바닥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고 한다. 이렇듯 한시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는 그는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얘기하였다.

 

“그 다음 날 대회에서 굉장히 놀라운 일이 있었는데, 늘 자신 없어 하던 동작이 너무도 수월하게 수행된 거 있죠. 그 땐 너무 기뻤어요.”

 

자신의 노력의 땀방울이 이 날 결실을 맺은 게 아닌 가 생각해 본다. 땀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으니_

 

인생의 등불이 되어주신 은사님.

 

이번 금상을 받게 된 것은 모두 은사님 덕분이라는 그.

 

▲무용학과 예술제 김긍수 교수님(가운데 앉아 계신 분)과 전효인 학생(왼쪽)

 

“레슨 중에는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이지만 평소엔 아버지처럼 자상하시고 잘 챙겨주세요. 이번 대회에서 좋은 실적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교수님 덕분이지요. 만약 그때 포기하려 했다면... 정말 제 인생의 등불이 되어주신 것 같아요”

 

※ 김긍수 교수님은 국립발레단 단장을 역임하셨으며, 현재는 중앙대학교 무용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무용계의 발전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다양한 작품을 무대 위에 올리고, 안무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또한 이번 베를린 국제무용콩쿨에서 한국인 최초로 심사위원에 위촉되었다.

 

저는 춤꾼이 되고 싶어요!!

 

가장 존경하는 무용수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미하일 바르시니코프”를 외쳤다. 바르시니코프는 남자무용수들의 영원한 우상일 것이다.

 

영화 <백야>를 통해 더 잘 알려진 세기적인 무용수 바르시니코프.

  

▲ 바르시니코프

 

 

발레를 시작하게 된 계기?

 

“중학교(South Pasadena Middle Scholl) 시절에 힙합에 발 좀 담갔었죠.(웃음) 그러다 본격적으로 무용을 전공해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에 입국하여 안양예고로 입학하게 되었죠. 사실 무용쪽에서도 현대무용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현대무용을 전공하려면 발레는 기본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2년간 발레를 기본으로 다질 생각으로 배우게 되었죠.”

 

발레를 배우다보니 발레에 더 깊게 빠져버리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다시 현대무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지난 1년간 휴학하고 미국에 지내면서 다양한 춤을 접하였지요. 재즈, 포크댄스, 등등등. 저는 발레리노가 아닌 그냥 Dancer, 춤꾼이 되고 싶어요.”

  

▲오하이오 아크론 대학교에서 열린 ACDFA(America College Dance Festival Assosiation) 공연 연습 중

 

그의 말 속에 무용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본인도 무용을 전공한 학생으로 서로 다른 무용간의 결합 또는 이동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물론 기본이 다져진 사람은 어떠한 춤을 접해도 쉽게 섭렵할 수 있으나, 그 춤마다 쓰이게 되는 호흡을 조절하고 근육의 움직임을 잘 판단하여 쓰인다는 게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적어도 본인이 보기엔) 전효인씨는 타고난 춤꾼의 기질을 타고 난 것 같다. 여기엔 그의 성실한 태도도 한 몫 했을 거란 의견도 보태 본다.

 

작은 체구의 한 소년, 콤플렉스를 극복하다.

 

전효인씨는 본인의 대학 후배이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는 그의 모습은 언제나 열심히 하는, 기본기가 잘 다져져 있는, 성실한 학생의 모습이었다. 또한 중학교 때까지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던 탓에 영어도 유창한 그야말로 엘리트 또는 엄친아의 모습이었다. 이러 그에게도 분명 콤플렉스가 있을 것. 만약 있다면 그것이 혹시 무용수가 되려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본인의 편견을 무참히 깨버린 그의 태도는, 바로 남들이 생각하는 편견을 본인은 하나의 장점으로 소화시켰다는 것이다.

 

 

직설적으로 물어보기 민망한 질문이었기에 우회적 질문에 그는 너무도 현명하게 대답하였다.

 

“제가 스트레칭이 약해요. 하지만 되지 않는 동작을 꾸준히 연습하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근육이 늘어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요. 또한 스트레칭이 안되는 탓에 점프기술에도 자신이 없었는데, 이것도 계속 연습하다보니 요령이 생겨서 이젠 탄력적으로 뛸 수 있게 됐어요.”(웃음)

  

▲ 동기와 함께 파드되(2인무) 연습 중인 모습

 

대중성을 가진 안무가가 되고 싶어요.

 

▲안성캠퍼스에서 아라베스크동작을 취하는 전효인 학생

  

무용학과에서는 월례발표회라는 학과의 조그마한 전통이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학생들의 실력과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발표회이다.

 

4학년이 솔로로 첫 달, 3학년이 2~3명씩 두 번째 달, 2학년이 그룹으로 마지막 달을 장식하고 한학기의 월례발표회를 마무리 짓는다.

 

안무가가 되고 싶다는 전효인 씨는 이런 월례발표회에 큰 흥미를 보였다. 본인 스스로 안무하고 표현한다는 게 무척이나 재밌었다고 한다. 그는 또한 미래에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볍고 유쾌한 주제의 안무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어렵게만 생각하는 무용을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여 일반인과 함께 소통하고 공유하고 싶다고 한다. 대중성있는 작품을 안무하고 싶다는 게 바로 그의 커다란 꿈. 그의 바램대로 멋진 안무가가 되길 바란다.

 

<<월례발표회 동영상>>

(☞ 클릭)

 

제목: 충분히 아픈 현실

안무: 전효인

음악: 목소리: Nothng - 서태지, ㄱ나니(Live)-서태지

음악: 소녀의 불안- 시간을 달리는 소녀 OST

 

그는 마지막으로 남자무용수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고 한다. 예고 재학시절 택시기사가 무심코 던진 “남자가 무용해서 뭐하니”라는 한마디에 상처를 받았다는 그의 말에서 아직 우리나라에서 남자무용수의 입지가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편견을 깨고 메튜 본의 백조들처럼 훨훨 날아가길 기대해본다.

 

 

 

 

취재 및 촬영 : 홍보대사 박설희(무용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