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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공감으로 사람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인플루언서 약사, 약학부 90 진정주 동문을 만나다

관리자 2022-08-10 조회 4331



 



PART 0.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해를 더할수록 중앙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지는 중앙대학교 약학과 90학번 진정주입니다.

 

PART 1. 중앙대학교 약학부 진정주, 현재의 자리에 있기까지

Q1.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에 입학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제 생각과 달리 입시에 실패하고 그 결과로 떠내려가듯이 온 곳이 중앙대학교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학교에 대한 애착이 없었어요. 애착을 가지려고 노력하긴 했지만 끝끝내 이루지 못한 채 약사 면허증 하나 받고 졸업하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후 약사의 삶을 살아가면서 중앙대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Q2. 공부를 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암기에 약했는데 약대 공부는 암기가 정말 중요합니다.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를 하려니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또, 그 당시 학비가 없어서 공부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제가 생각한 목표와 제가 실제로 속해있는 집단이 달라서 괴리감이 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쉽지 않았지만 학교에 다니기로 결정한만큼 포기는 없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버텼습니다.

 

Q3. 학교에 다니며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 또는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4학년 때 배웠던 약제학 실습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정해진 것을 외우는 것보다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것이라 창조의 욕구가 있었던 저에게 흥미로웠던 수업 같습니다. 그 당시 실습 때 ‘정로환’이라고 하는 약을 제조하면서 틀에다가 직접 재료를 배합해 약을 찍고 제품명, 사용 설명서도 하나하나 만들었었거든요. 제가 약사가 된 후 ‘생기산’이라는 과립제를 만들었는데, ‘생기산’에 필요한 사용 설명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때의 수업에서 적었던 ‘복용 시 주의사항’ 같은 것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까지도 생각이 날 정도로 무언가 창조할 수 있었던 수업이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기억인 것 같습니다.

 

Q4. 대학생 시절 어떤 꿈 또는 목표를 갖고 계셨나요?

대학생 시절 저는 꿈을 잃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본래 굉장히 활동적인 일을 하고 싶고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하는 국제적 인재가 되고 싶었답니다. 근데 어쩌다 약대에 오게 되고 졸업하면 결국 약국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평생 일을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평소 제가 바라던 꿈과 너무 달라 목표가 사라지게 된 것 같습니다. 약학대에 왔으니 약사 면허증을 따고 졸업하는 것이 그나마 제가 가졌던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5. 학창 시절로 돌아가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대학 시절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당시 맞지 않는 공부를 비롯해 여러 문제 때문에 너무 힘들고 학교에 마음을 붙이지 못해서 혼자 다녔었거든요. 약대 한 학년에 약 120명 정도가 있는데 4년을 같이 다녀도 저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을 거예요. 졸업을 하고 한 20년이 지난 지금은 함께 대학을 다니던 친구들이 모두 인재들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 고만고만한 친구들 같았는데 제가 정말 몰라봤다는 것을 느낀답니다. 지금 학생들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정말 소중한 친구들이고 사회에 나갔을 때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같이 공부하던 그 추억은 나중에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못했지만 우리 후배들은 꼭 친구들과 많은 추억을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Q6. 중앙대학교를 위해 많은 기부를 해주고 계시는데 그 계기는 무엇인가요?

중고등학교 때도 집안 사정이 상당히 어려웠고 큰 금액까지는 아니지만 장학금을 조금씩 받아서 힘을 많이 얻을 수 있었어요. 장학금을 받으며 ‘언젠가 나도 커서 가난을 탈출하고 돈을 벌게 되면 장학금을 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라고 막연히 생각했답니다. 반드시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것도 아니었고 단순한 바람이었을 뿐인데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오니 바로 기부를 실천하게 되더라고요. 돈을 벌고 땅을 사거나 건물을 사는 것이 아니라 바로 기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기부를 하면서 매출액이 더욱 상승하게 되었어요. 기부 약정서에 서명을 할 때 돈을 낸다는 느낌보다 큰돈을 버는 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것처럼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자식을 낳고 기르는 것과 같이 학교의 발전에 도움을 주면서 애정이 더욱 깊어지는 것 같아요.

 

Q7. 최근 명예 약학 박사학위를 받으셨는데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혹시 학위를 받고 나서 바뀌신 마음가짐 같은 것이 있을까요?

요즘 저를 박사님이라고 불러주시면 깜짝 놀라고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어요.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해서 제가 어떤 격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학교에서 주신 예우가 정말 꿈만 같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평소에 모든 사람이 나를 돕는 자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데 박사학위까지 받으니 이러한 생각이 더욱 공고해진 것 같아요.

 

Q8. 대학생 후배들에게 중요한 건강관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 어떤 것보다 밥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아무거나 끼니를 때우듯이 먹거나 끼니를 건너뛰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일이든 체력이 있어야 할 수 있거든요. 저 같은 경우 대학생 때 오후 5시에 빵 한 조각을 먹는 것이 첫 끼인 적도 있을 만큼 밥을 잘 챙겨 먹지 않았어요. 그래서 4학년 때 공부할 체력이 되지 않아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한번 떨어진 체력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어요. 어른들이 맨날 “밥 먹었니?”라고 말씀하시잖아요. 밥 먹는 게 별거 아닌 일 같지만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그와 더불어 매일 조금씩이라도 운동을 해서 체력을 확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PART 2. 약사, 유튜버 그리고 작가 진정주

Q1. 약사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언제이신가요?

말 못 할 고민을 가지셨던 환자분께서 약국에 다녀가신 후 고통에서 해방되고 찾아오셔서 웃으셨을 때였어요. 제가 사람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그분들이 지으시는 미소를 보는 것이 가장 보람차고 기쁜 순간입니다.

 

Q2. 진정주 동문님께서 지향하는 참된 약사란 어떤 사람인가요?

제가 지향하는 참된 약사는 약과 건강에 대해서 길을 찾아주려고 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약사는 약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이기에 복약지도라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잖아요. 하지만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당연한 일인데도 그 음식에 더 정성과 애정이 들어간 것이 느껴지면 고맙고 교수님이 수업을 하는 게 당연한 일인데도 학생들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 고마운 것처럼 당연한 것이 고마운 세상이 되는 것을 바라거든요. 같은 맥락에서 약사 또한 전문성에 갇히지 않고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정보를 전달해 주는 거죠. 나아가 사람들의 아픔을 따뜻한 보듬어 줄 수 있는 약사가 되길 지향하고 있어요.

 

Q3.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또 유행하게 된다면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타민 B와 C가 면역력을 높이는 데에 참 좋아요. 심지어 비타민 B는 세상에서 제일 싼 영양제예요. 미국 같은 경우는 의료 시장에 대한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우리나라에 비해 엄청 크거든요. 가격대도 다양하고 질도 정말 좋죠. 저는 그런 부분에 주목하여 최고의 질에 가장 값싼 비타민을 만들었어요. 예방의학적 측면에서 일반인들이 평소에 건강을 관리해서 병원에 가는 횟수를 줄이는 것 또는 같은 병에 걸렸어도 면역력을 길러 먹는 약의 일수를 줄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비타민 B와 C예요. 비타민을 통해서 면역력을 기르면 코로나 같은 새로운 전염병이 유행해도 별 탈 없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

 

Q4. 남들이 모르는 약사로서의 행복 또는 고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약사는 다루는 약의 범위가 굉장히 넓어요. 전문 의약품은 물론이고 일반 의약품, 비타민과 같은 건강 보조 식품이나 영양제, 일부의 한약 등 모든 것에 대해서 광범위하게 전문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의사 같은 경우는 전문 영역이 따로 있는데 약사는 모든 영역의 약을 다 취급하는 것이죠. 따라서 약사가 마음만 먹는다면 모든 영역을 섭렵하고 그것을 융합시켜서 서비스해줄 수 있어요. 제가 만든 약 또한 일반 의약품인데 한약이랍니다. 그리고 약국에서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만나면서 받았던 피드백을 반영해서 만들 수 있었어요. 약국이라는 현장에서 직접적인 자료를 모을 수 있고 그를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더 발전된 복약 지도를 신선하게 해줄 수 있다는 점이 남들이 모르는 약사만의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충이라고 한다면 약국에서 손님들을 만나면 손님의 증상에 맞는 복약지도를 해드리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데 그것을 보여드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보통 약국에는 2~3분만 있다가 가시거든요. 예를 들어 두통으로 인한 손님이 오시면 왜 머리가 아픈지, 기존의 약을 얼마나 드셨는지 등을 물어보고 소통을 통해서 더 적절한 복약지도를 해드릴 수 있잖아요. 하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아요. 제가 공부한 것들을 보여드릴 기회가 잘 없는 것이 남들이 모르는 고충인 것 같아요.

 

Q5. 약사뿐만 아니라 유튜버,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병행하고 계십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앞서 말한 고충과 연결되는 부분이네요. 손님은 약국에 보통 오래 머무르지 않고 저도 빨리 가고 싶어 하는 손님께 약국에서 뭔가를 계속 질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분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책을 쓰고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제가 적은 책은 집에서도 편하게 읽을 수 있잖아요. 또, 유튜브는 책보다 훨씬 역동성 있고 이해하기 쉽죠. 손님들께서 빨리 약국을 떠나야 할 때 연락처를 물어서 손님들께 도움이 될 만한 제 영상을 보내드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니 손님들께서 다음에도 제 약국에 방문을 하시고 영상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제가 전달해드리는 정보가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면 저도 정말 기쁘고 뿌듯했어요.

 

Q6.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촬영, 편집 등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사실 과정 자체는 특별할 게 없습니다. 촬영은 따로 촬영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제가 혼자 하고 있어요. 삼각대를 설치해놓고 그냥 고정된 장소에 앉아서 찍는 거죠. 간단한 자막 정도만 직원분께서 도와주시고 있답니다.

 

Q7. 유튜브를 하시면서 장단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장점은 무엇보다도 수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이전에는 약국에 오는 손님들에게서만 약에 대한 반응이나 사례를 들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그 한계가 없어진 셈이죠. 이전에는 긴 시간에 거쳐서 해야 했던 정보 수집도 지금은 한 달이면 가능할 정도인 것 같네요. 다만, 가끔 악플이나 협박 등을 받게 되는 경우에 조금 두렵기는 해요. 그렇지만 작은 약국에 있을 때도 제게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이 항상 있었거든요. 결국 제게 악플보다 선플을 다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을 기억하고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Q8. 앞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으신 분야가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지금은 제약회사에 위탁해서 제 약을 만들고 있는데요. 나중에는 제가 직접 제약회사를 만들어서 직접 생산을 하고 단가를 더 낮출 수 있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임상 연구 같은 부분도 더 전문적으로 진행해 연구팀을 만들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회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와 수준 높은 약을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9. 진로를 고민하거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망설이는 후배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지금 학교에서 생활하는 그 하루하루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스펙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흔히, 취업 시장에서 불리는 스펙만이 스펙인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같이 식당에서 밥을 먹는 일상적인 일이 다 스펙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유튜브에서 처음 주목을 받은 이후 사람들이 한결같이 해주시는 말이 ‘실패한 얘기’를 해서 좋았다는 거였어요. 젊었을 때 비타민A 연고의 농도를 잘못 계산해서 남편의 피부가 뒤집어졌던 일, 사법 시험에서 떨어졌던 일, 외출도 못할 만큼 아팠던 일 모두 어찌 보면 버려질 순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때의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답니다. 학교에서 했던 특강에서도 말했었지만 제 인생은 항상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기에 뜻하지 않은 축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여기까지 왔고 우리 후배님들도 지금 보내는 모든 일상이 미래의 자신을 만드는 큰 바탕이 될 테니 그 모든 일상을 충분히 만끽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취재 / 글 / 사진

중앙사랑 30기 박지수(국어국문학과 3학년)

중앙사랑 30기 문태혁(도시계획부동산학과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