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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화학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가, 화학과 79 신현국 동문을 만나다

관리자 2022-05-30 조회 4093

인류의 모든 일상에 녹아든 전자기기를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주식회사 '지오엘리먼트'의 회장 신현국 동문을 만났습니다. 



Part 0.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오엘리먼트 회장이자 중앙대학교 제16대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신현국입니다.



Part 1.  중앙대학교 화학과 신현국, 그 발자취를 따라가다.


Q1. 중앙대학교 화학과에 입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진로를 고민하던 고등학교 시절 만난 화학 선생님 덕분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의 선친 친구분의 아들로 본래 알고 지내던 형님이시기도 했습니다. 아는 형에 대한 친근함이 화학 공부에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들었고, 화학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한 것이 전공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Q2. 원래 꿈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성장 과정에서 꿈은 가변성을 갖고 있기에 언제나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진로를 화학으로 결정한 후에는 막연하게 저명한 화학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대학 입학 후 초반에는 그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고민했었죠. 하지만 7,80년대에는 대학 졸업 후 생업을 위해 취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저 역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스터디 그룹에 참여했는데 그곳에서 장학금으로 유학을 갈 수 있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후로는 대학원 진학과 미국 유학을 가겠다는 것이 꿈이 됐습니다.



Q3. 학창 시절 중앙대학교에서의 추억이 있으신가요?


다양한 추억이 많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공부보다는 놀았던 것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저는 본래 전북 전주가 고향이에요. 대학 입시로부터의 해방감과 함께 서울로의 상경은 저에게 신세계를 열어줬습니다. 여러 지역 출신 학과 동기들과 정문 앞 잔디밭에서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던 젊은 시절의 낭만적 순간들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특별한 추억입니다.



Q4. 그렇다면 기억에 남는 수업이나 많은 도움이 된 활동이 있으신가요?


화학 실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화학은 실험실이 곧 도서관입니다. 모든 창조는 실험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초년생 시절 경험한 실험은 유리 기구들을 깨끗하게 닦고 수분을 제거하는 기본적인 일이었습니다. 이런 일들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죠. 하지만 배움의 시간을 거치다 보니 이런 기본적인 준비 과정이 화학 실험에서 오류를 없애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이처럼 몸에 익힌 기본들은 유학 생활 중 오류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됐고, 기본의 축적이 곧 창조의 바탕이라는 것을 느끼게 만들어 줬습니다. 



Q5. 화학과를 졸업하시고 여러 분야 중 반도체 분야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미국 유학 중 어떤 학회를 참석했다가 잠을 못 이루고 창밖을 보게 됐습니다. 새벽녘인데도 베이 브리지에 엄청나게 많은 차가 다니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차량들은 뉴욕의 주식시장으로 가는 차들이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부강한 국가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 많은 차들을 보며 놀랐고, 부자 나라에 사는 그들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학문에 대한 욕구뿐 아니라 부에 대한 갈망이 생겼습니다. “나는 돌아가면 학자가 되는 것보다 사업과 관련된 일을 하고싶다”라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이후 지도 교수와 논의 끝에 당시 최첨단 산업인 반도체 관련 특수 화합물 개발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됐습니다. 이 일이 계기가 돼 반도체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6. 중앙대학교 화학과 겸임교수로 계셨는데 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에게 중앙대학교란 변하지 않아야 되는 곳이자 꿈과 기회를 줬던 곳입니다. 중앙대 출신이었기 때문에 성숙할 수 있었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반도체 산업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면서도 모교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고, 제가 가진 삶의 궤적을 후배들에게 투영하고 싶었습니다. 화학과 겸임교수를 맡아 강의하면서 제 자신과 후배들 그리고 모교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제가 갖고 있던 학술적 지식과 산업에 대한 경험을 후배들에게 가르쳐주며 사회 진출에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Q7. 현재 중앙대학교 산학협력단 특임교수로 계십니다. 우리 대학의 경쟁력과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소양은 무엇인가요?


106년 전통을 지닌 우리 대학은 짜임새 있는 교과운영 시스템, 세계적 경쟁력의 교수진과 재학생을 모두 갖춘 최고 명성의 대학교육기관입니다. 그간 배출된 30만여 명의 동문이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차세대 리더로 활약하고 있는 것도 우리 대학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이미 많은 소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를 꼽자면 무엇을 성취하는 데 있어 인내를 갖고 한 분야의 전문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의 습성을 길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다림의 미학을 알고 충분한 시간을 통해 소양을 쌓아 성공을 이룰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8. 중앙대학교 총동문회장으로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활동이나 경험 등을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일단 어느 모임이든 지속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여하는 모임이 개인의 전문성과 연관되면 더욱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사회활동을 하며 학술회, 친목회 등 다양한 단체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모교라는 가슴의 언어를 쓰는 동문회만큼의 온정을 경험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꼭 총동문회장이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총동문회처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친밀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은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동문과 모교라는 단어를 서로 가슴으로 이해하며 만남을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동문 회원 간의 끈끈한 정으로 인해 즐거움도, 자랑도, 슬픔도, 어려움도 토로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9.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에 선정되시고, 철탑산업훈장과 대통령 표장, 국무총리 표창 등 여러 훈/포상을 수상하셨어요. 혹시 자신을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 있으신가요?


준비와 기다림 끝에 마주하는 성취감이 제 원동력입니다. 연구를 통해 기술 개발을 하고 결과물을 실사구시의 산물로 인정받기까지는 많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기다림의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무기한의 기다림이기에 때로는 조바심이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인고의 시간들 사이에는 희망이 존재합니다. 기다림의 시간 중에도 지속적인 연구로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또 다른 희망 속에서 프로모션을 하며 새로운 희망을 갖죠. 내가 만드는 기술이 사회에 순기능을 할 것이란 생각을 바탕으로 계속 연구하는 과정, 그리고 그를 통해 얻는 성취감이 제게는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



Q10. 본인의 인생철학이 있으신가요? 가치관이나 좌우명 등도 좋습니다.


저의 인생철학이자 경영철학은 ‘덕불고(德不孤)’ 입니다. 이는 선친께서 직접 써주신 세 글자입니다.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덕을 나누고 인생을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주변에 이웃들이 함께한다. 따라서 외롭지 않고 높은 덕을 갖춘 이가 주변에 가득하다는 뜻으로 논어에 있는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의 글귀입니다.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이윤을 좇기에 급급해지기 쉽고, 주변과 덕을 나누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철학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덕이 있는 회사를 경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좋은 위치에 있을 때 가진 재능을 항상 주변에게 나눌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려 노력합니다.

 


Q11. 대한적십자사 고액 기부자 모임인 레드크로스 아너스 클럽 62호 회원으로 가입하셨어요. 뿐만 아니라 미국 대학, 국내 여러 교육기관 그리고 중앙대학교에도 많은 기부를 해주시고 계십니다. 기부의 계기와 기부금이 어떻게 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유학할 당시 부유한 형편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학비와 생활비까지 포함한 전액 장학금을 학교에서 받았기에 단기간에 불편함 없이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받은 큰 혜택을 언젠가 꼭 돌려줘야겠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 기억나는 것은 미국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본 유니세프 안내문입니다. 그때 모금함에 동전을 넣으면서 ‘나중에 사회에 나가 경제적 축복을 받는다면 우리 사회에 더 큰 환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기부에 대한 꿈을 키워왔습니다.


기부는 어떤 특정한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내가 낸 돈이 필요한 적재적소에 잘 쓰이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다만, 제 기부가 노블리스 오블리제 문화를 전파하고, 기부를 하는 즐거움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함으로써 선순환의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결코 기부는 강요나 부담에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 속에 기부의 의미가 편안하게 와닿을 때 크기에 얽매이지 않고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Part 2. 지오엘리먼트 대표이사 신현국, 반도체 산업을 이끌다.


Q1. 지오엘리먼트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지오엘리먼트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솔라셀, 배터리 및 바이오 산업 등에 관련된 세라믹 또는 금속의 고기능 초박막 증착을 위한 부품, 장치 및 소재를 연구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지오란 이름은 Global Organization의 약자입니다. 회사의 로고는 지구의 한쪽 편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표현하고 있으며, 컬러는 5월의 파릇파릇하고 생동감 넘치는 형광 그린입니다. 항상 시작하는 마음처럼 앞으로 가는 회사를 운영한다는 의미로 CI를 표현했습니다. 

 


Q2. 지오엘리먼트 설립 전 유피케미칼이라는 기업을 창업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지오엘리먼트를 설립하게 되셨나요?


1980년대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현지의 선진 경제 발전상을 지켜봤습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본래 가졌던 교수의 꿈보다는 우리나라 산업계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져만 갔습니다. 이러한 생각의 전환은 제 전공을 순수 화학물질 연구에서 반도체 관련 응용 화학으로 전환하게 만들기도 했죠. 


귀국 후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 근무를 거쳐 1994년 국내 최초 반도체 ALD용 고순도 화합물 개발 회사인 유피케미칼을 설립했습니다. 유피케미칼은 미국의 다우케미칼로부터 외자유치를 했고, 2008년 매각 전 기업가치가 4000억여 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유피케미칼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화합물 인프라 시장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에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다수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지오 엘리먼트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Q3. 회사를 처음 설립할 때 어느 정도 규모로 시작하셨나요?


처음 창업한 유피케미칼은 13평 남짓한 작은 규모의 공간에 차린 연구소였습니다. 삼성전자에서 받은 스카우트 비용을 정리하고 남은 금액은 1300만 원 정도였기에 직원은 고작 후배 한 명이었습니다. 주변 공사장을 돌아다니며 얻은 재료로 실험실 안 가구들을 손수 만들어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오엘리먼트 설립 때에는 유피케미칼 설립 시절보다 상황이 다소 나아졌습니다. 5명의 직원과 함께 소규모 기업 연구소인 지오엘리먼트를 설립했던 기억이 납니다. 



Q4. 지오엘리먼트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당사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오엘리먼트의 주된 경쟁력은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D램 강국이기에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을 보유해야 하며, 지오엘리먼트가 관련 제품에 대한 국내 마켓 쉐어 90%를 차지하는 것이 이를 나타내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오엘리먼트의 가장 큰 경쟁력은 세계 유일의 기술들을 유용한 특허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저희는 고객도 미처 알지 못했던 고객의 니즈를 찾아 이를 역으로 제시함으로써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Q5. 회사를 성장시키면서 어려웠던 경험이 있을 것 같아요.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있으셨나요?


기다림은 회사의 성장에 가장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첨단 기술은 언제 상용화가 될지 모릅니다. 끝내 상용화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죠. 막연한 기다림이야말로 피를 말리는 듯이 힘든 일이었습니다. 


기다림을 극복하는 힘은 '새로운 희망'에서 나옵니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희망을 품고 신기술을 개발하면, 이러한 기다림의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제품을 하나씩 개발할 때마다 또 다른 10년의 희망을 떠올리며, 기다림을 극복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Q6. 앞으로 계속해서 도전해 보고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앞으로의 목표, 비전이 궁금합니다.


우선 상장기업으로 주주 및 투자자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지오엘리먼트 본연의 사업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특히, 해외 시장을 확장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M&A 등을 통해 양적 확장도 도모할 생각입니다. 또한, 지오엘리먼트 외에도 현재 계열 관계사로 있는 코스메틱 사업 등 여러 사업분야로 기업을 확장시키는 과정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밟으며 지오엘리먼트를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고, 저 또한 그런 기업인이 되고 싶습니다.

 


Q7. 회사 설립자의 입장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우리는 누구나 성취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급함 속에서 얻은 쉬운 결과물은 모래성과 같이 쉽게 무너지게 되죠. 주역에 보면 덕미이위존 지소이모대 무화자선의(易曰 德微而位尊 智小而謀大 無禍者鮮矣)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덕이 적은데 존경받고 싶어하고 지식이 작은데 큰 꿈을 꾀하면 화를 피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기다리는 힘 즉, 인내의 시간을 가지고 전문인이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 글 / 사진

중앙사랑 29기 황서현(패션디자인학과 4학년)

중앙사랑 30기 박지수(국어국문학과 3학년)

중앙사랑 30기 문태혁(도시계획부동산학과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