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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으로 세상을 보는 남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동문을 만나다

관리자 2017-03-27 조회 5254

, , .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세 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에 대한 관심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먹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먹는 것을 즐기기 시작한 우리 사회에서 맛깔나는글로 식문화를 알리는 칼럼니스트가 있어 중앙사랑이 만나 보았다. 바로 대한민국 최초! 그리고 최고의 맛 칼럼니스트이자 최근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도 친숙해진 황교익 동문(신문방송 81)이다. 그가 말하는 음식의 맛과 삶, 그리고 그가 말하는 중앙대학교 추억의 맛은? 맛 칼럼니스트황교익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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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Q.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최근 수요미식회 등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가 많이 높아지셨을 거라 예상됩니다. 언제 체감하시나요?

-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제법 많이 알아봐요.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좀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 (웃음) 그런데 사람들이 나를 알아본다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마음 편하게 술 한잔 먹으러 가려 해도 쉽지 않아요. 제가 이 정도인데 실제 연예인들은 오죽하겠나 싶어요. 그래도 이제는 많이 익숙해진 편입니다.

 

Q.수요미식회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 수요미식회의 실제 녹화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 사실 맨 처음에 출연 제의가 왔을 때는 거부했죠.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 굳이 방송에 나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런데 작가가 첫 회만 나와 달라고 해서 결국 나갔는데, 방송 중간쯤 다음 주에도 계속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웃음) 그리고 녹화를 하다 보니 수요미식회라는 프로가 단순한 요리 예능, 소위 먹방이나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가 아니고 음식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래서 제 역할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죠.

처음에는 방송 경험이 없으니까 좀 어색했어요. 연예인과 호흡을 맞추고, 내가 보이는 모습을 어느 정도 연출해야 하니까 조금 불편하더라고요. 근데 뭐 곧바로 적응했죠. (웃음) 사실 음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그 음식에서 느꼈던 감성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감성을 공유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수요미식회의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데, 그런 사람들이 이야기를 할 때면 정말 푹 빠져서 보게 돼요. 그런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면 너무 재밌어서 녹화도 금방 지나가요. 윤세아 씨와의 방송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배우라서 역시 몰입도나 표현력이 굉장하더라고요.

 

Q.농수산물을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기자이셨다고 알고 있는데, 맛 칼럼니스트로 활동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음식, 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는?

- 본래 글쓰기를 좋아하던 저는 시인이 꿈이었어요. 하지만 온전히 시인으로서 성공을 거둘 자신은 없었어요. 그래도 글을 쓰는 일이 좋아서 농민신문사에 취업을 하고 기자로 활동을 했는데, 문득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우연히 1992년도에 일본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것이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어요. 당시 일본은 방송 프로그램, 서적, 애니메이션 등, 음식을 주제로 한 매체가 정말 다양했던 거예요. 음식이 하나의 큰 문화로 자리 잡은 모습이었죠. 그래서 저는 한국도 곧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 예측을 했고, 그때부터 음식 전문기자로 활동하겠다고 다짐을 한 것 같아요. 그때 집사람은 이런 저의 이야기를 듣고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더라고요. (웃음) 사실 아내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반응도 비슷했어요.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호사나 누리려고 그러냐는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 욕을 하는 사람도 있었죠. (웃음)그럼에도 저는 제가 가고 싶은 길을 걸었어요. 몇 없는 음식 관련 서적을 찾아서 공부하기 시작한 게 이 길의 출발점이었죠.

 

Q.선배님이 생각하시는 맛있는 음식의 기준이 있다면?

- 사실 이 맛있다라는 것은 사람마다 느끼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기호에 따른 맛있다는 의미가 없어요. 태어난 지역, 가정환경, 부모의 입맛, 친구들 등 사람마다 환경이 다 다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떤 음식을 맛있다라고 평가를 내릴 때는, 기호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이 음식이 맛있는 이유 또는 맛없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맛있다라고 통용되는 음식도, 이를테면 치킨같이, 그 나름의 논리가 없으면 안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저에게 그것이 도대체 어떤 기준과 논리냐고 물어볼 수 있어요. 하지만 어떤 논리를 펴내기 전에는 그것의 개념부터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요. 저는 요리를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요리란, 재료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극소화하는 행위이다. 그래서 그 개념에 입각한 기준으로 음식을 보는 것이죠. (접시에 놓인 빵을 들며) 이 빵은 과연 밀가루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했을까? 어떤 장점을 극대화했을까?또는 어떤 단점을 어떻게 극복했을까?등의 관찰의 기준들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내 입에는 맛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런 논리를 잘 전개한 음식이라면 맛있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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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황교익과 중앙대학교

 

Q.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선배님께서 중앙인이라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선배님이 기억하는 그 당시의 캠퍼스, 그 당시의 중앙대학교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있었던 일이 기억에 남는데요. (웃음) 그때 당시, 저는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던 뉴저널리즘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교수님께 교수님 미국에서는 뉴저널리즘이 유행이라는데 한국은 어떨까요?라고 질문을 했어요. 그런데 교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꿈 깨 인마, 한국의 권위적인 언론 특성상 그런 일은 없어!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죠. 아 학교 잘못 왔나?’, ‘신방과 괜히 왔나?. (웃음) 그런 일이 있어서 그랬는지, 저는 다른 과의 강의를 참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생물학, 철학 등, 어떤 것에 얽매이지 않고 제가 듣고 싶은 수업이 있으면 그냥 들었어요. 그래서 타과 교수님이 야 너 또 왔어?라고 하시는 일도 많았어요(웃음). 그리고 대학생활을 하면서 한시도 손에 책을 놓지 않았어요. 한마디로, 대학생활 내내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공부하고 스스로를 괴롭혔던 것 같아요.

 

Q.신문방송학과의 연극동아리, 또아리활동을 학과 수업보다 열심히 하셨다는데 또아리활동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또 선배님에게 또아리?

- 또아리 후배님들은 잘 아시겠지만, 또아리 활동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해요. 그때는 젊은 패기로 무작정 뛰어들었지만,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그렇다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미친 짓이라고 할 수 있죠. (웃음) 그래도 후배들이 참 기특한 게, 아직도 또아리 공연할 때마다 저에게 연락이 와요. 아쉽게도저는 이제 연극을 끊어서 보러 가지는 않지만요. (웃음) 왜냐하면 연극에 대한 열정이 또 살아나면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요. 연극이란 게 정~말 매력적이거든요. 아직도 그 때 생각만 해면 가슴이 떨리고, 짜릿해요. 사실 외모만 좀 더 뛰어나고, 발음도 좀 괜찮았으면 배우 했을 거예요. (웃음) 아직까지 배우에 대한 열정이 가슴속에 남아 있어서,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지방에서 극단 하나 차리고 공연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웃음)

 

Q.대학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연극 동아리 말고 다른 활동을 한다면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가요?

- 저는 연애만 할 거예요. ~주 열심히 할 거예요. 청춘은 정말 금방 지나간답니다 여러분. 후회하지 말고 사랑하세요. 물론 그때 당시 어른들도 저에게 이런 말을 자주 했죠. 정작 그 시절에는 말해줘도 잘 몰라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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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황교익이 말하는 음식과 삶

 

Q. 최근 황교익 선배님과 모 방송국과의 관계가 화재가 되셨는데 느낌이 어떠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사실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사과를 받았다고 공표를 하고, KBS에 출연을 하는 것으로 합의를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KBS가 아직까지 적절한 조치를 안 하고 있죠. 9시 뉴스에 황교익이 억측을 하고 있다라며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있지도 않은 내용을 갖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러면 공식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발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들이 공공기관의 가장 나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민주공화국에서 어떤 정치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든 그리고 어떤 정치인을 지지하든지 간에 그것으로 인해 방송 등에서 배제되거나 차별될 수는 없습니다.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본권이거든요. 그런 기본권에 대해서는 양보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음식에는 추억이 담겨있다고 하는데, 선배님께 추억의 맛집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흑석시장에 있던 순천집이 생각나네요. 순대가 메인 메뉴였던 술집이었어요. 거의 신문방송학과 81학번들의 아지트였는데요. (웃음) 그 가게가 외상이 되는 가게였는데, '신문방송학과 81학번'이라는 이름으로 외상을 자주 달았어요. 그러다가 이제 이모한테 잘못 걸리면, 그 사람이 그날에 밀렸던 돈을 다 내는 거야. (웃음) 그 당시에는 학교에서 시위가 또 많았었는데, 최루탄 피해서 거기로 숨기도 하고 그랬어요. 한 가지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순천집에서 동기들과 술을 마시다가 건축학과랑 싸움이 난적이 있었어요. 싸움이 격해져서 주먹다짐으로까지 이어졌었는데, 처음에는 저희 쪽이 일방적으로 맞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같은 동기 중에서도 가장 체구가 작고 힘이 없던 친구가 건축학과 학우를 때려눕혀서 전세가 역전되었죠. (웃음) 그래서 동기들끼리 돈을 모아서 치료비를 물어줬던 기억이 있네요.

 

Q. 맛 칼럼니스트라는 조금은 색다른 직업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진로를 고민하는 중앙대학교 후배들에게 한 말씀해주신다면?

- 호흡을 길게 잡아야 돼요. 그리고 그 긴 호흡으로 나 자신을 멀리, 그리고 깊게 그릴 수 있어야 해요. 자신의 미래를 보다 멀리 내다보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깊게 생각해보세요.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어렵고,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꼭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면 주위 사람 신경 쓰지 말고 정진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저도 맛 칼럼니스트라는 길을 처음 걷기 시작할 때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예 비어있는 학문이었기 때문에 그 영역을 만들어 간다는 게 참 힘들었죠. 그래도 저는 스스로를 믿었고 자기 확신이 있었어요.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오롯이 한 길만 걸어서 지금은 이 길의 유일한 전문가가 되었죠. 후배님들께서도 무엇이든 간에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한 길에 집중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Q. 선배님이 그리는 본인의 미래는 무엇인가요?

- 앞으로도 맛 칼럼니스트로서 음식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다만 지금까지는 글쓰기를 주로 했다면,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로 음식을 표현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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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홍보대사 박재현(국어국문학과 4학년)

홍보대사 이유경(영어영문학과 3학년)

홍보대사 박효은(문헌정보학과 3학년)

홍보대사 최현욱(사회복지학부 3학년)